2027년 출시성공 땐 '양자구도' 형성
"美선점, 블록버스터 제품 육성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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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 파마슈티컬스는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글로벌 임상3상을 마치고 4분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시장에 출시된 P-CAB(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제제는 패썸 파마슈티컬스의 보퀘즈나(보노프라잔)뿐이다. 패썸은 일본 다케다 제약으로부터 보퀘즈나의 판권을 이전 받아 2023년 11월 미국에 출시했다.
케이캡이 2026년 말 허가에 성공해 2027년 출시되면 미국 시장에 진출한 두번째 P-CAB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웨덴 제약사 신클러스 파마는 P-CAB 제제 리나프라잔의 유럽 임상3상을 진행 중이나 미국 임상을 진행하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보퀘즈나의 제네릭 출시도 2033년 이후로 예상된다.
이에 2027년까지는 보퀘즈나의 독주 체제가, 이후에는 케이캡과의 양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항궤양제 시장은 약 50억 달러(한화 6조7000억원) 규모로, 아직 PPI(프로톤 펌프 억제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P-CAB은 PPI보다 빠른 효과와 긴 지속 시간을 무기로 미국 시장에서 점차 PPI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P-CAB 제제를 먼저 개발한 일본과 한국에서는 이미 빠른 대체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항궤양제 시장에서 케이캡이 첫 출시된 2019년 4분기 P-CAB의 점유율은 5.8%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22.3%까지 상승했다. 반대로 PPI의 점유율은 점점 하락하는 추세다.
케이캡은 국내를 포함해 중국, 중남미 등 전 세계 18개국에 출시된 상태로 이달 인도에도 공식 출시됐다. 출시국 확장에 힘입어 수출액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케이캡의 2024년 수출 매출은 82억원으로 55억원이었던 2023년 대비 49%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50억원으로 2023년도 전체 매출을 거의 따라잡았다.
현재 케이캡의 진출 국가 중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은 중국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은 최근 한국, 중국, 일본의 P-CAB 제제가 연이어 허가되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미국 시장 선점이 케이캡을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키울 수 있는 더 큰 기회가 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권해순 연구원은 "미국 항궤양제 시장에서도 일본, 한국과 같이 P-CAB 제제의 점유율이 50%에 가깝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케이캡 미국 판매에 따른 로열티 수익은 2027년부터 점진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출시 3년차 매출액은 최소 5000억원 이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