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완전 단절 할 수 없어…서방도 이해해야"
트럼프, 미군 기지 땅 넘기라는 발언 "농담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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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취임 100일을 계기로 지난 3일 진행한 미국 타임지(TIME)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이 백악관과의 관계를 공고히 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교류와 협력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의 기반은 한·미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세계 질서와 공급망 재편에 서겠지만, 지리적 근접성과 역사적 관계로 인해 중국과의 경제적, 인적 교류를 완전히 단절할 수는 없다"며 "중국과의 관계는 불필요한 대립을 피하며 관리할 필요가 있고, 서방 세계도 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지 않으면 "한국이 양 진영 대결의 최전선이 될 위험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미국과 진행한 무역 협상에 대해 미국의 요구조건들이 너무 엄격했다고 하며 "그것을 받아들였다면 탄핵당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미국 협상팀에 합리적인 대안을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한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기지가 있는 한국 땅을 미국에 넘기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농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미 미국이 무상으로 기지와 부지를 사용하고 있고, 만약 소유권을 가진다면 재산세를 내야 한다. 우리는 세금 면제를 해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대통령 인터뷰 기사를 커버 스토리로 설정한 타임지는 '이 대통령과의 대담에서 얻은 5가지 시사점'이라는 제목으로 인터뷰 내용을 소개했다.
타임지가 제시한 5가지 시사점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의 시대는 지났다 △이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제재 완화에 반대하지 않는다 △이 대통령은 서로 다른 세계관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친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 이 대통령의 최우선 과제는 국민 화해다 △이 대통령은 K-컬처 붐으로 수익을 창출하길 원한다 등이다.
아울러 타임지는 이 대통령이 경제적 번영을 확보하고 민감한 공급망 문제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곧 지역 안보에도 기여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미국과 중국 정상 모두가 참석함에 따라 한국의 국제무대 복귀를 알리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타임지는 이 대통령과의 인터뷰가 진행된 날 중국 베이징에서 전승절 행사가 열렸고, 이 자리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 참석한 점을 언급하며 이 대통령이 외교적 균형을 맞추는 일은 쉽지 않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