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 감소·시설 노후 등으로 발전량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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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알라이벡 아브라예프 키르기스스탄 에너지부 장관은 20일(현지시간) 국영방송 카바르와의 인터뷰에서 전력 부족 사태를 언급하면서 이같이 당부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수자원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작년 키르기스스탄 전반 강수량은 107% 감소했고, 올해는 92% 감소했다"면서 "주요 수원지이자 최대 수력발전소인 톡토굴 저수지, 오르토토코이 저수지와 키로프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지는 등 전반적인 저수지 수위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아브라예프 장관은 "오늘날 키르기스스탄은 전력 생산량보다 소비량이 더 많다"며 "전력 부족분은 주변국에서 수입하는 방식으로 충당하고 있기에, 소비 규정을 준수하면서 피크 시간대에는 에너지 소모가 많은 가전제품 사용을 자제하는 등 범국민적인 차원에서 전기를 절약해 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특히 이번 겨울이 지금까지 위기 중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르기스스탄은 전체 전력 생산의 90% 이상을 수력에 의존해 왔으나 최근 강수량 감소와 빙하 융해 지연 등으로 저수량이 줄면서 발전량이 급감했다.
여름철 건기에는 전력 공급 부족 현상이 반복되고 있으며, 발전소와 송전망의 노후화도 전력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전력 부족 상황을 단순한 계절적 현상으로만 보지 않고, 더 큰 구조적 요인들이 겹쳐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수력 발전에 대한 과도한 의존, 기후 변화로 인한 수자원 감소, 발전 및 송전 시설 노후가 겹쳐 위기가 심해졌다는 평가다.
당국은 2023년 8월 1일~2026년 12월 31일 에너지 부문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신규 발전소 설립 관련 인허가 절차 간소화, 발전 설비 확충, 수입 전력 확대 등의 조치를 병행 중이지만 뚜렷한 실질적인 개선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키르기스스탄 정부는 당장 인접국인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에서 전력을 수입해 수급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역내 전력 가격 상승과 국가 간 이해관계 충돌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전력 위기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지역에서 계획정전이 시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에, 전기요금 현실화(인상) 논의가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수력 발전 의존 구조로는 매년 겨울 전력난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송배전망 현대화, 외국 자본 유치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