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가격보다 품질” 美관세 정면돌파… 가격인상 선그은 현대차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22010011438

글자크기

닫기

김정규 기자

승인 : 2025. 09. 21. 17:48

무뇨스 사장 뉴욕 간담회
車가격, 관세 아닌 수요 공급이 결정
스마트 대응 속 매출 높여 마진 개선
HMGMA 대규모 채용박람회 열기로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사장이 미국의 25% 관세 영향에 비용이 늘더라도 차량 가격을 올리지 않겠다는 경영방침을 공개했다. 일본산 자동차의 대미 관세가 한국보다 낮아지면서 미국 시장에서 '가격 역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차량 가격은 관세가 아닌 수요와 공급에 의해 정해진다"며 제품 경쟁력을 키워 매출을 더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해외 투자 확대가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공동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오히려 국내 생산이 더 성장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CEO 인베스터 데이 직후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관세 부과 대응 전략에 대해 "미국의 관세 부과가 비용과는 연관이 있을 수 있지만, 곧바로 차량 가격 인상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부터 미국에 수출되는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27.5%에서 15%로 인하되면서, 아직 25% 관세가 적용 중인 한국 완성차 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 때문에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이는 국내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현대차 아반떼는 미국 판매 시작 가격이 2만2125달러로 일본 토요타의 코롤라(2만2325달러)보다 저렴하다. 각국의 관세가 모두 가격에 반영된다고 가정하면 아반떼는 2만7656달러로 코롤라보다 비싸진다. 가격을 유지하면 영업이익은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부터 부과된 관세로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1조5000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무뇨스 사장은 관세 대응의 핵심은 결국 수요와 공급의 밸런스 속에서 최대한의 수요를 창출하는 것으로, 스마트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로 비용은 올라가겠지만, 매출을 높이면 되고 매출을 높이면 마진도 좋아진다"며 "전체적인 생태계를 더 좋은 기술과 품질, 공장, 공급망 등으로 구축하게 되면, 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부분을 충분히 컨트롤하면 지금 시장의 기회를 최대화하고 최적화해서 좋은 성과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세가 높아졌다고 포기하고 걱정만 한다면 이 비즈니스 전체를 잃을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최고의 상품과 퀄리티를 내는 게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 정부 간 협의가 잘돼서 우리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현대차는 관세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을 현재 40%에서 2030년까지 80%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 현지 공급 부품 비중을 현재 60% 수준에서 80%까지 확대한다. 이를 바탕으로 관세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2030년까지 555만대 글로벌 판매 목표를 그대로 유지한다. 또 연구개발 등에도 5년간 77조3000억원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미국 뉴욕에서 처음으로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었는데, 그만큼 북미 시장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무뇨스 사장은 "가장 중요한 투자자 중 많은 분이 미국을 베이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현대차가 진정한 글로벌 회사라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가 확대되면서 국내 공장의 생산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현지화는 한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제품을 해외에서 만들겠다는 의미"라며 "한국에서의 생산을 낮추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날 간담회에 함께한 이승조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은 '노란봉투법'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와 관련해 "논의 과정에서 미 상공회의소나 유럽 상공회의소도 우려를 표시했고 기업들 입장에서도 힘이 들 것이라고 건의를 드렸다"며 "일단 입법이 됐으니 그에 맞춰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서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HMGMA에서 대규모 채용 박람회를 연다. 이번 채용 행보는 현지 생산 기지 운영 정상화와 함께, 최근 불거진 대규모 단속 사태 이후의 후속 대응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