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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고래 접고 동해가스전 2차 시추… “해외지분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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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영 기자

승인 : 2025. 09. 21. 17:55

석유공사 "경제성 無…추가시추 안해"
2차탐사 위한 외국계 업체 입찰 마감
해외기업 지분 절반땐 국부유출 지적
과거 '우드사이드' 철수 사례 재조명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회수 가능한 가스를 발견하지 못한 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 났다. 외국계 업체의 2차 시추 입찰로 사업 중단 위기는 일단 벗어났지만, 정부의 관심 밖에서 진행되는 해외 지분 참여 사업이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1일 한국석유공사는 "전문 업체를 통해 대왕고래 시추 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사암층과 덮개암 및 공극률 등에서 대체적으로 양호한 지하구조 물성을 확인했지만 회수 가능한 가스를 발견하지 못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왕고래 구조의 추가 탐사 계획은 없으며 투자 유치가 성사될 경우 축적된 자료를 기반으로 사업계획을 새롭게 수립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석유공사는 지난 3월 21일부터 지난 19일까지 6개월간 울릉분지 내 4개 해저광구의 석유·가스 개발 사업을 추진할 투자자를 모집한 결과, 복수의 해외 기업이 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입찰 마감 결과에 대해 석유공사는 "투자유치 자문사를 통한 입찰 평가 및 제안서 검토를 거쳐 적합한 투자자가 있을 경우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참여사 간 공정한 평가를 위해 구체적 사항은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023년 정부가 자문사 액트지오에 의뢰한 대왕고래 심층 분석 결과 최대 140배럴의 자원이 매장됐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통해 국정과제 차원의 개발 사업을 예고하면서 타당성을 놓고 논란이 인 바 있다.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석유공사는 국내외 기업들을 대상으로 최대 49%까지 지분 투자를 받는 개발 사업의 입찰 공고를 진행해 왔다.

당초 석유공사가 지난 6월 마감 예정이었던 입찰 시한을 9월까지 연장하면서, 김동섭 사장의 임기 종료 시점에 맞춰 새 정부의 의지를 파악할 시간을 버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대왕고래 실패로 좌초될 위기에 놓였던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이 해외 투자 유치의 첫 관문을 넘겼다는 평가지만, 일각에서는 1차 탐사 데이터 및 성과의 해외 유출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독자 진행했던 탐사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한 2차 시추 사업에 해외 기업들이 50%에 가까운 지분을 갖고 참여할 경우, 과거 '우드사이드' 사례와 같이 국부 유출은 물론 데이터 공유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우드사이드는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석유공사와 동해 북부 지역을 탐사한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로, 50%의 지분으로 2029년까지 추가 탐사를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2023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철수한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 우드사이드가 참여해 얻었던 탐사 자료들에 국내 연구자들이나 기관들이 접근할 수 없어 사업 결과물을 외국에 넘겨준 셈이 됐다"며 "외국 기업에 데이터를 잠금당하면 우리 정부와 학계가 활용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석유공사만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가 관심을 갖지 않을 경우 당연히 외국 기업들이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하려할 것"이라며 "외국 기업들에 장기 파트너십 등 확장 기회를 가질 수 있겠다는 신뢰를 심어줄 정부의 사업 추진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정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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