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 전문직 비자 수수료 100배 인상 후폭풍 속 ESTA 수수료 2배 인상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922010011475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5. 09. 22. 06:06

미, 전문직 비자 수수료 10만달러로 100배 인상
미 기술기업들, 해외여행 계획 중단·새 규정 발효 21일 0시 1분 이전 입국 촉구
미, ESTA 수수료 40달러로 2배 인상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1인당 10만달러(1억4000만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1일(현지시간) '전문직 비자(H-1B)' 수수료를 1인당 10만달러(1억4000만원)로 대폭 인상한 후폭풍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자여행허가(ESTA) 수수료를 2배 가까이 인상했다.

이날 세관국경보호국(CBP) 홈페이지에 따르면 미국에 비자를 받지 않아도 입국이 가능한 전자여행허가(ESTA) 수수료가 기존 21달러(3만원)에서 40달러(5만6000원)로 2배 가까이 인상됐다. ESTA는 관광과 상용 목적의 90일 이내 무비자 미국 여행에 적용되며 한국에 대해선 2008년 도입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 H-1B 수수료를 기존 1000달러(140만원)에서 10만달러로 100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대해 주요 미국 기술기업들이 이 비자를 소유한 직원들에게 새 규정이 발효되는 21일 0시 1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1시 1분) 이전에 입국하도록 촉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 미 전문직 비자 수수료 10만달러로 100배 인상 이어 ESTA 수수료 40달러로 2배 인상
전문직 비자 수수료 인상 후폭풍 지속...인도·중국인, 미국 출발 포기·미 긴급 입국
미 기술기업들, 해당 직원에 해외여행 계획 중단·새 규정 발효 21일 0시 1분 이전 입국 촉구

로이터통신은 기술기업들이 H-1B 소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메모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주로 인도·중국 출신 해당 비자 근로자들이 여행 계획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급히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패닉·혼란·분노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백악관이 20일 현 1000달러(약140만원)에서 100배 인상되는 이번 수수료가 '연간'이 아니라 신규 비자에만 적용되는 일회성 수수료(one-time fee)이고, 기존 비자 소지자의 미국 출입국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이번 제도의 적용과 집행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미국 전역 기업들에 혼란과 불안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기업들의 이메일·메모에 따라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두바이로 출발하려던 에미레이트 항공편 이륙이 비행기에서 내릴 것을 요구하는 일부 인도인 탑승객 때문에 3시간 이상 지연됐고, 결국 최소 5명의 승객이 여행을 취소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이 비자 소유자들은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도착한 불과 수시간 만에 미국으로 급히 돌아가야 했던 경험을 중국 인기 소셜미디어(SNS) 샤오훙수(小紅書·영문명 레드노트·Rednote)를 통해 공유했다고 로이터는 알렸다.

직원들에게 긴급 여행 주의보 이메일을 보낸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알파벳·골드만삭스 등이다.

MS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한 19일 H-1B 비자 직원들에게 "당분간 미국 내에 체류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MS는 또 추가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백악관의 설명이 "현재 중요한 개인 사유로 해외에 있는 동료들의 귀국을 보장할 것"이라면서도 "향후 며칠간 입국장에서 일부 혼선이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골드만삭스도 "H-1B 비자로 체류 중인 우리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지금이 불확실한 시기임을 잘 알고 있다"며 자사 변호사들과 협력해 검토 중인 행정명령의 세부 사항과 관련한 추가 정보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 전문직 비자
미국 '전문직 비자(H-1B)'를 할당받은 상위 10위 미국 기업./미국 이민국(USCIS) 자료 캡처
◇ 미 전문직 비자 발급 71% 인도인, 12% 중국인...필리핀·캐나다·한국인 1% 선

이번 조치의 영향은 주로 인도와 중국 출신자에게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인 해당자도 수천 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미국 이민국(USCIS)이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 회계연도(2023년 10월 1일~0024년 9월 30일)에 H-1B 비자 청원이 승인된 전문직 근로자 39만9395명의 출생 국가를 따져볼 때 인도가 28만3397명으로 71.0%를 차지해 독보적으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중국이 4만6680명으로 11.7%다.

두 국가가 전체의 80%를 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고, 필리핀(5248명·1.3%)·캐나다(4222명·1.1%)·한국(3983명·1.0%) 등 3~5위 국가 출신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

아울러 USCIS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작된 2025 회계연도에 들어서 올해 6월 30일까지 가장 많은 H-1B 비자를 할당받은 기업은 '아마존닷컴'으로 1만44명에 달한다.

아마존 계열사 중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아마존개발센터US'까지 합치면 아마존의 올해 H-1B 비자 할당은 1만4000명을 넘는다.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정보기술(IT) 서비스·컨설팅 기업 '타타 컨설턴시(5505명)'가 두번째로 많고, MS(5189명)와 메타(5123명)·애플(4202명)·구글(4181명)이 뒤를 이었다.

아울러 원래 인도에서 창립됐으나 본사 소재지를 미국 뉴저지주로 옮긴 IT 컨설팅·아웃소싱 업체 '코그니전트 테크놀로지 설루션즈 US 코프'가 2493명분을 받아 7위를 차지했고,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2440명), 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기업 월마트(2390명), 회계·컨설팅기업 딜로이트컨설팅(2353명)이 할당 건수 8∼10위 기업이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