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NYT·WSJ 등 언론계 "독립 보도 위협하는 직접적 공격"
"자유로운 언론이 나라를 더 좋게 만든다"…정치권도 반발
|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지난 19일 메모를 통해, 언론사들이 정부 승인 없이 민감한 정보를 보도할 경우 국방부 출입 기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메모는 모든 언론에 대해 '승인되지 않은 정보 접근·공개 시 자격을 박탈당할 수 있다'는 서약을 요구했다.
국방부는 "투명성과 책임성에 헌신한다"면서도 "정보는 비밀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적절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만 공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 로이터,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언론사와 워싱턴 내 전국기자클럽은 이 조치를 강력히 비판했다. 기자클럽 회장 마이크 발사모는 성명에서 "군 관련 뉴스가 반드시 정부 승인을 거쳐야 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독립적인 보도를 접하지 못하고 정부가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며 "이는 독립 언론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20여 개 언론사가 국방부에 상주하며 군의 일상 업무부터 해외 작전·재난 구호까지 보도하고 있어, 출입 자격 박탈은 사실상 군 관련 독립 취재를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
공화당 소속 도널드 베이컨 하원의원(네브래스카·전 공군 장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유 언론은 나라를 더 좋게 만든다"며 "이번 조치는 아마추어 같은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이 지침은 국가안보와 국방부 직원들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가이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들어 국방부 언론 접근 제한은 꾸준히 강화돼 왔다.
지난 2월 국방부는 펜타곤 내 지정 사무공간을 사용하던 4개 언론사를 철수시키고, 보수 성향 매체를 포함한 다른 언론사들과 교대로 사용하도록 하는 조치를 시행했다. 이어 5월에는 기자들의 국방부 내 이동에도 공식 수행원을 반드시 동반하도록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