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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혼돈의 청계천’, 사고 0건 자율주행셔틀 직접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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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5. 09. 23. 15:02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청계A01’ 23일 오후1시부터 운행
청계광장~광장시장 무료 셔틀…내년 하반기 유료화
안전관리자 포함 최대 9인…시속 40km로 안전성 확보
청계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1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청계A01'이 23일 서울 중구 청계천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운행구간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왕복 4.8km이며 주중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정재훈 기자
"지금까지 자율주행 관련 사고는 '제로'" 운전석도 핸들도 없는 버스가 서울 도심 '청계천'을 달린다. 23일 오전 11시 청계광장에서 출발한 자율주행셔틀 '청계A01'에 직접 탑승해본 결과, 미래 교통의 현주소를 생생히 보여줬다.

차량 내부는 일반 버스와 완전히 달랐다. 출입문 오른쪽 좌석에 앉은 안전관리자 옆에는 운전대 대신 조이스틱이 설치돼 있었다. 안전관리자는 "비상상황에서만 조이스틱으로 차량을 제어한다"며 "평소에는 차량이 스스로 판단해 운행한다"고 설명했다.

차량 내부에는 자율주행 상태와 운행정보를 보여주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설치돼 있었다. 휠체어 탑승용 리프트도 갖춰져 최대 3대의 휠체어가 탑승 가능하다. 안전관리자 1명을 포함해 총 9명이 탑승할 수 있으며, 휠체어 이용 시에는 승객 5명까지 탑승한다.

청계광장에서 출발한 셔틀은 청계천로를 따라 천천히 움직였다. 현재 최고속도는 시속 40km로 인증받았지만, 청계천 규정속도가 시속 30km인 점을 고려해 실제로는 시속 20~25km로 운행한다.

국내 자율주행 대표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Autonomous A2Z)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ROii 차량인 '청계A01'은 레이더, 카메라, 라이다(LiDAR)를 협업시켜 객체를 인지하고 제어·판단한다. 3종 센서가 각각 다른 방식으로 주변을 감지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안전한 주행을 구현한다. 기술적으로는 레벨4 수준이지만 규정상 안전관리자가 탑승해야 해 현재는 레벨3로 분류된다.

자율주행
아시아투데이 디자인팀
점심시간인 12시가 다가오자, 청계천과 광장시장 일대는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였다. 보행자들이 무단횡단을 하고, 배달 오토바이와 자전거가 차량 사이를 비집고 다녔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청계A01'은 버스, 승용차, 화물차, 자전거, 오토바이, 보행자까지 모든 객체를 인식해 급정거를 반복했다. 이 때문인지 실제 탑승 중 멀미가 나기도 했다.

A2Z관계자는 "가감속 등 모든 데이터가 기록되고 축적돼 매달 업데이트 된다"며 "한 달 후에는 가감속에 반응하는 것이 더 부드럽고 멀미 등은 많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준법정신이 투철한 만큼 좁은 차선에서도 라인을 벗어나지 않는 '정교함'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구간에서는 자동으로 '수동 전환'된다. 이 구역에서는 안전관리자가 직접 조이스틱으로 운전했다. 청계천 구간은 복잡한 도로환경으로 "모든 변수를 가진 노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을 보여주며 자율주행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계자는 "전체 운행구간 중 97%는 자율주행으로 운행되며, 지금까지 자율주행 관련 사고는 0건을 기록했다"며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강조했다.

특히 관계자는 새벽 버스나 농어촌 적자 노선 등 대중교통 취약 지역이나 시간대에 자율주행 버스의 활용이 크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준법정신'이 투철한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보행자 안전을 유도하고 주·정차 단속을 하는 차량으로서의 범용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다.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경기 및 충남도 일부에서는 자율주행차량이 주간에는 주정차 단속으로, 야간에는 방범순찰로 활용되고 있다.

'청계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왕복 4.8km 구간을 차량 2대가 순환 운행하며,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시는 내년 하반기 중 유료화할 예정이며, '완전 무인 셔틀'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여장권 시 교통실장은 "앞으로도 서울시 곳곳에서 고도화된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국내 자율주행 기술의 세계적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계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1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셔틀 '청계A01'이 23일 서울 중구 청계천 일대에서 시범 운행을 하고 있다. 운행구간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왕복 4.8km이며 주중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행한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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