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경, 김정은 메시지 들고 방미 관측
APEC 계기 '북미대화' 가능성은 낮아
|
대통령실 관계자는 23일 "한미 양국은 한반도 평화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왔다"며 "한미는 대북 정책 전반에 관하여 긴밀한 소통과 공조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정부 핵심관계자가 "뉴욕 유엔 총회 기간 북미 간 뉴욕 채널을 가동해 물밑 접촉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한 보도에 대한 입장이다.
여기에 북한이 지난 2018년 리용호 외무상 이후 7년여 만에 유엔 총회에 본국 차원의 인사를 파견할 것으로 알려져 '뉴욕 채널'을 통한 북미 물밑 접촉설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번에 방미할 것으로 알려진 김선경 외무성 부상은 국제기구 담당으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메시지를 들고 방미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류현우 전 쿠웨이트 주재 북한 대사대리는 "김 부상이 파견됐다면 김정은의 위임을 받아 북미 접촉을 위한 사전 작업 차원으로 방미했을 수 있다"며 "미국이 최근 북한 비핵화와 관련한 강력한 메시지는 자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북한의 호응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 연설을 통해 "개인적으로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비핵화'라는 전제조건이 없다면 미국과 마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로 지칭하며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연설과 김선경 부상의 유엔 파견 등은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란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해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로 인한 제약이 크기 때문에 이를 해제하기 위한 '대미담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여전히 전쟁 중인 러시아로부터의 지원이 충분한지에 대한 회의론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 상황이다.
다만 '뉴욕 채널'이 가동된다고 해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북미 접촉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다음 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정상 간 만남을 하기엔 준비 시간이 촉박하고 양측 간의 조율해야 할 사안도 많을 것이란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그동안 북미는 지속적으로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다만 양국 간 실질적인 협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조건'이 맞아야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