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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열풍 中, 부동산 잇는 제물은 전기차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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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9. 24. 07:20

최근 파산이 거의 일상
과잉 및 묻지 마 투자가 문제
후발주자는 로봇과 AI
거품이 끼지 않았다고 부인하기 어려운 중국 경제에 최근 그 반대급부인 파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파산이 거의 일상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가 아닌가 싶다. 2035년에 미국을 이을 글로벌 경제 G1이 되겠다는 중국의 야심에 결정적으로 브레이크를 걸 부정적 아킬레스건 현상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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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잘 나가던 전기차 업체 너자의 파산을 그린 한 매체의 그래픽. 중국 전기차 산업의 현주소를 잘 말해준다./징지르바오.
세상에 뭐 하나가 잘 되기라도 하면 모두들 우르르 그쪽으로 몰려가는 것은 인지상정이라고 해도 좋다. 중국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우선 과거 부동산 산업이 그랬다. 성공한 관련 기업들도 많았다. 이 때문에 일부 창업자나 경영자들은 중국 경제의 서우푸(首富·최고 부호)라는 타이틀을 자의 반, 타의 반 달기도 했다. 부동산 산업이 한때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된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결과였다고 할 수 있었다. 업계 전반에 거품이 잔뜩 낀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고 해도 좋았다.

그러나 2022년 하반기를 전후해 이 거품은 빠른 속도로 꺼지기 시작했다. 자금난에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내몰리는 업체들이 속출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업계 1, 2위를 다투던 공룡 헝다(恒大·에버 그란데)가 사실상 파산으로 사라졌다. 창업자인 쉬자인(許家印·67) 전 회장은 서우푸(首負·최고 빚쟁이)가 됐다는 조롱을 들어야 했다. 부동산 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에서 졸지에 미운 오리새끼로 변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전기자동차 산업이 바로 이런 딱한 처지가 또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마디로 부동산 산업의 전철을 밟게 될 거품 경제 시대의 다음 제물이 될 것이라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현실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통계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2019년 전국에 등록된 전기차 제조사는 무려 500여 곳에 달했다. 중국의 경제 규모가 아무리 크더라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해도 좋았다. 돈이 된다는 얘기가 돌자 너도 나도 뛰어들었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결국 2년 전 기준으로 이들 중 80%는 파산했다. 지금도 파산을 위해 절차를 밟는 업체들이 하나둘이 아니다.

생존해 있는 업체들도 상황은 좋지 않다. 업계 선두를 달리는 비야디(比亞迪·BYD)조차 재무구조가 건강하다고 하기 어렵다. 협력업체들에 대한 결제에 문제가 드러나 당국으로부터 경고를 받았다면 더 이상 설명은 사족이라고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현재 그럭저럭 명맥을 유지하는 30여개 업체 중 5개 전후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그렇다면 거품 시대의 다음 제물은 어떤 산업이 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당연히 제기될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가장 핫한 분야인 인공지능(AI) 산업이 아닌가 보인다. 벌써 파산하는 업체들이 속출하는 것이 현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거품 경제 시대의 저주라고 해야 할 것 같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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