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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여성 인력 확대’로 건설 인력난 돌파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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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5. 09. 24. 17:16

남성 중심 직장 문화 개선·유연근무 확대
전문가 “인력 유치보다 머무는게 중요”
화면 캡처 2025-09-24 121324
코로나 백신접종 의무화에 항의하는 호주 건설 노동자들. /EPA 연합
호주가 심화하는 주택 건설 인력난 해법으로 '여성 인력 확대'를 전면에 내세웠다. 정부는 남성 중심의 직장 문화를 개선하고 여성 참여율을 높이는 것이 2029년까지 120만 채 주택 건설 목표를 달성하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호주 공영방송 ABC뉴스는 24일(현지시간) "여성을 충분히 유치하지 못하면 주택 공급 계획은 불가능하다"며 업계 문화의 가족 친화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방 정부 산하 빌드스킬즈 오스트레일리아에 따르면 여성 근로자는 경력 개발 기회 부족, 유연하지 못한 근무 조건, 열악한 직장 문화 때문에 남성보다 업계를 떠날 가능성이 30% 더 높았다. 주택건설업자협회도 "지난 10년간 여성 기술자 비율이 2%에서 4%로 오르는 데 그쳤다"며 여성 인력의 유치와 유지만이 인력난 해소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빌드스킬즈는 주거용 건설 분야에서 11만6000 명의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며, 이 중 최소 5만1000 명은 여성이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제조업의 여성 고용 비율과 비슷하다.

전문가들은 여성 인력을 유치하는 것만큼 건설 분야에 '머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어렵게 유치한 유능한 여성 근로자들이 직장 문화 문제로 업계를 떠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8년간 건설업계에서 일해 온 목수 벨라 로저스는 "업계에서 폭행과 스토킹 같은 사례를 직접 겪었다"며 건설업계 문화가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말했다.

시드니대 나탈리 갈레아 교수는 "특히 현장 여성 근로자에게 임신과 육아휴직은 곧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며 장시간 근무, 임산부 지원 부족, 여성 전용 화장실 미비 등 기본적 인프라의 한계를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또 유연 근무제와 유급 육아휴직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면서 그 비용을 소규모 고용주에게만 떠넘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재정 지원이 병행돼야 여성 인력이 장기적으로 업계에 정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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