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디움 무대에서 구현 활발
|
이러한 현상은 팬덤의 규모에 정의되지 않는다. 공연은 AR(증강현실)·XR(확장현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무대와 실시간 자막 시스템, 그리고 팬존·포토존 등 오프라인 체험 공간, 공식 MD(굿즈)와 연계한 앱 기반 서비스 등으로 확장된다. 이 모든 것이 하나의 브랜드가 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공간이 스타디움이다. 이 때문에 K-팝 아티스트들은 스타디움 공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성과도 있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레디 투 비' 투어를 통해 소파이·메트라이프 스타디움 등 북미 6개 스타디움 무대에 오르며 K-팝 걸그룹 최초 북미 스타디움 투어를 완주했다. 이에 힘입어 올해 7월부터 새 월드투어 '디스 이즈 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번에는 모든 공연장에서 360도 전방위 무대를 선보이는데 관객은 어떤 좌석에서든 트와이스의 퍼포먼스를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블랙핑크도 지난 7월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2일간 총 10만여 명을 동원해 전석 매진을 기록하는 등 호응을 얻었다.
스트레이 키즈 역시 올들어 지금까지 '도미네이트' 투어를 통해 세계 34개 도시에서 54회 공연을 소화했다. 이 가운데 27개 공연이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특히 미국 LA BMO 스타디움·아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선 K-팝 아티스트 최초의 공연이 선보이거나 해당 스타디움 사상 첫 공연이 성사됐다. 이외에도 투모로우바이투게더·에이티즈·제로베이스원 등이 해외 투어를 통해 스타디움 무대에 오르며 진화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K-팝 공연의 진화는 K-팝이 글로벌 팝 시장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선 K-팝이 이제 단기 트렌드를 뛰어넘어 독립 브랜드로 세계 음악 산업 구조에 영향을 미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주류 음악 생태계 안에서 스스로 표준을 정의하고 주도하는 존재임을 방증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최근의 스타디움 투어 흐름은 K-팝이 단순한 콘텐츠 수출의 외연을 넓혀 공연 기획·기술·팬 경험 설계 등에서 글로벌 음악 산업의 프로토콜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제 K-팝은 수요를 따라가는 소비재가 아닌 구조를 제시하는 공급자 위치로 올라섰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