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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해결에 막대한 투자 필요…비금융업무 허용해 은행 역할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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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9. 24. 17:16

사회문제 해결 위한 은행 비금융업무 확대 제언
지방은행 경쟁력·글로벌 진출 전략 등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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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항용 한국금융연구원장(왼쪽 여섯 번째)이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세미나에 참석해 연구위원 및 금융 전문가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은행권이 저출산·고령화와 기후위기, 지방소멸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관련 비금융업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은행의 부수업무와 자회사 규정을 완화해 지속가능성 확보에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은행권의 투자를 유도하자는 취지에서다.

권흥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2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한국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은행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발전방안' 세미나 발표에서 이 같이 밝혔다. 권 연구위원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금융권에서 가장 자산 규모가 큰 은행권의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권 연구위원은 지속적으로 은행의 업무범위 규제를 완화해 왔던 일본의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국내 은행의 부수업무와 자회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행법상 국내 은행들은 은행업무와 연관된 사업만 영위할 수 있는 데다,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다른 회사의 지분도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어 신규 사업이나 사회적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다. 사회적 가치가 큰 사업의 경우, 은행이 부수업무로 수행하거나 자회사로 지배할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권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부수업무의 경우 '부수성'을 탄력적으로 해석하고,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한 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될 시 부수업무 신고를 신속하게 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부수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는 최소한 자회사 범위에 포함되도록 제도를 운영해야 한다고 짚었다.

다만 현행 제도에서 지속가능성 관련 업무범위를 지나치게 확대하면 관련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사전 인가 등의 보완장치를 마련해 업무범위 확대가 체계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높여 지방소멸을 억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병윤 선임연구위원은 앞서 지방은행의 경영 악화 문제를 겪었던 일본의 사례를 예시로 들며 지방은행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사업을 지방은행의 부수업무로 허용하거나, 지방은행간 경영 통합을 통해 비용절감 및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지방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인센티브, 금융위원회의 지역재투자 평가제도 개선, 지자체 금고의 법원공탁금 유치 인센티브 등 정부·금융당국 주도의 제도 개선 방안도 제안했다.

은행들의 글로벌 사업에 대해선 현지화·대형화를 통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석기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 전략 개편 방향'에 대해 주제 발표를 진행하면서,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진출을 통해 양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수익성 및 영업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은행과 비은행, 정책금융기관 등이 협력해 시장 지배력이 있는 현지 대형 금융회사의 지분을 공동으로 인수하는 전략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은 현지 금융당국의 인허가 사항인 만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진 토론 세션에선 주요 금융지주의 싱크탱크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날 발표와 관련한 은행권의 당면 현안과 실질적인 발전 방안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진행했다.

이들 전문가들은 부수업무 확대에 앞서 은행의 수익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환 KB금융연구소 팀장은 "부수업무 확대가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목적에 부합하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비즈니스 모델과 연계돼야만 정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희수 하나금융연구소장도 "인프라 투자에 자금이 과도하게 묶이면 은행의 자본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은행들의 인프라·콘텐츠 확대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은 "국내 은행권의 글로벌 수준이 좋아지고는 있지만, 우리가 기대했던 만큼의 수준까지는 못오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국내 은행이 가진 IT와 솔루션을 활용해 인프라를 수출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경쟁력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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