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I) 회의 연설에서 피력
WTO 사무총장 존중 입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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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리 총리 발표에 대해 리청강(李成鋼)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차관)은 공식 브리핑을 통해 "중국이 국내외 양쪽 정세를 모두 염두에 두고 대외적으로 내린 중요한 입장 선언이다"라면서 "다자간 무역 체제를 확고히 수호하고 (중국 지도부가 주창하는) 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와 글로벌 거버넌스 이니셔티브를 적극 이행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결정의 배경을 설명하면서 "'일부 국가'가 잇따라 무역전쟁과 관세전쟁을 일으켜 다자무역체제를 심각하게 타격했다"고 언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규칙에 기반한 다자무역체제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패권주의를 비롯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가 만연하고 있다"고 주장한 후 "(패권주의 등이)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혼란시키고 있다. 글로벌 경제 발전에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리 부부장은 그러면서 "2001년 개도국 자격으로 WTO에 가입한 중국이 특혜와 차별적 대우를 받은 것은 누려야 할 제도적 권리"라고도 강조한 후 "중국은 동시에 다자간 무역 협상에 적극 참여했다. 자체 발전 수준과 능력을 결합해 구체적인 의제 협상에서 관련 (특혜)문제를 자주적이고 실질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는 중국의 개도국 지위와 정체성은 변하지 않았다면서 관련 국가들과 개혁을 함께 추진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개도국 관련 특혜는 사실상 포기하기는 하나 공식적인 '개도국 지위'는 유지하면서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위치한 신흥국과 개도국을 통칭)의 좌장 역할은 계속하겠다는 입장 표명이라고 할 수 있다.
WTO는 개도국에 규범 이행 유예와 무역 자유화 의무 완화, 기술·재정 지원, 농업·식량안보 등 일부 분야에 대한 보호 조치 등 특혜(SDT)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개도국 지위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이나 명확한 정의는 없다. 가입국이 자기 선언 방식으로 해당 지위를 가지게 된다.
한국의 경우 1995년 WTO 가입 시 개도국으로 선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압박 3개월여 만인 2019년 10월에 WTO 가입 25년 만에 개도국 지위를 공식 포기한 바 있다. 당시 중국은 관영매체의 보도를 통해 "개도국 지위는 미국이나 일부 서방 언론이 정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관련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개도국으로서의 특혜 포기 선언을 통해 6년여 만에 당초 입장에서 상당 부분 선회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