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얼굴 스캐닝으로 맞춤 안경 제작
생산성 높이고 친환경 요소도 강화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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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동에 둥지 튼 '브리즘'…기존 매장과 다른 점은?
25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브리즘 파운드리 성수' 매장에서 오픈 기념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형진, 성우석 대표가 참석해 올해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매출 100억원보다 50% 늘어난 수치다.
브리즘은 2018년 론칭 이후 3D 얼굴 스캐닝, AI 스타일 추천, 증강현실(AR) 시착, 3D 프린팅을 결합한 맞춤형 안경 생산 방식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누적 고객은 8만명을 넘어섰다. 박 대표는 "사람 얼굴은 모두 다 다른데 시중 안경은 대부분 같은 규격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며 "브리즘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별 최적화된 안경을 설계·제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파운드리 성수는 지상 2층, 연면적 80평 규모로 조성됐다. 1층에는 매장과 쇼룸·제조시설이 들어섰고, 2층은 사무 공간이다. 다른 매장과의 차별점은 경기도 안양 인덕원에 있던 '폴리머 안경테 생산 설비'를 성수로 이전해, 고객들이 산업용 3D 프린터가 가동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게끔 한 것이다. 박 대표는 "파운드리 성수는 단순히 안경을 파는 매장이 아니라, 고객이 직접 제조 과정을 보고 체험하는 공간"이라며 "아이웨어 산업의 미래를 실험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성수동 매장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박 대표는 "쇠락했던 성수가 문화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듯, 브리즘도 이곳에서 안경 산업의 변신과 부활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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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즘의 생산성은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한다. 산업용 3D 프린터 4대와 4명의 인력으로 연간 15만 장의 안경테 생산이 가능하다. 프린터 1회 가동 시 최대 200개까지 동시 출력할 수 있으며, 연마와 염색을 거쳐 완제품으로 이어진다. 박 대표는 "기존 안경 제조는 150여 개 수작업 공정을 거쳐야 하지만, 우리는 3D 프린팅으로 과정을 단축해 생산 시간을 크게 줄였다"며 "파운드리 성수는 단순한 공장이 아니라 아이웨어의 미래를 빚는 실험실이자 무대"라고 설명했다.
친환경 요소도 강화했다. 전통 아세테이트 공정은 두꺼운 판재를 절단·가공해 안경테를 만드는 방식으로, 이 과정에서 원재료의 90% 이상이 폐기된다. 반면 브리즘은 파우더 소재를 3D 프린팅 해 필요한 부분만 출력하는 방식으로 95%를 재활용한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량을 기존 대비 80% 이상 줄였으며, 선주문 후생산 방식을 도입해 재고 부담도 최소화했다. 성우석 대표는 "브리즘의 재고자산 규모는 동종 업계 평균보다 40~50% 낮다"고 언급했다.
맞춤형 안경 서비스인만큼 매장은 100% 예약제로 운영된다. 고객은 전문 안경사와 1대1 상담을 통해 얼굴을 3D 스캔한 뒤 AI 추천을 받아 스타일과 사이즈를 결정한다. 이후 시력검사와 렌즈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진행되며, 고객은 자신이 선택한 제품이 실제로 제작되는 과정을 매장과 쇼룸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한편 회사는 국내 시장 못지않게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브리즘은 현재 국내에 15개 매장과 미국 뉴욕에 1개 매장을 운영 중인 데, 뉴욕 매장을 통해 다인종 고객층의 맞춤형 안경에 대한 니즈를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미국 전체 안경 시장 규모가 약 70조 원에 이르고, 이 중 온라인 시장만 20조 원에 달하는 만큼 브리즘은 올해 말 현지 전용 모바일 커머스 앱을 출시해 온라인 판매를 본격화할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현지 고객들은 집에서 얼굴을 스캔해 주문할 수 있고, 검안사 처방전과 연계해 맞춤 구매도 가능하다.
박 대표는 "미국은 제조 기반이 없는 시장이라 한국형 맞춤 안경 서비스가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등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될 경우 중국산 의존도가 리스크가 될 수 있는데, 브리즘은 한국을 제조 거점으로 삼아 위험을 줄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