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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예진, “‘워킹맘’이 된 나, 더 단단해지고 강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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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5. 09. 29. 11:37

7년만의 스크린 복귀작 '어쩔수가없다'로 건재 과시해
멜로 연기 걱정 커…"김희애 선배님의 길을 따라갈 것"
韓영화계 위기 안타까워…"저부터 열심히 연기해야죠"
손예진
손예진이 7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인 '어쩔수가없다'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제공=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지난 24일 개봉 이후 닷새만에 100만 고지를 넘어선 영화 '어쩔수가없다'의 흥행 돌풍은 이미 어느 정도 예상됐던 바다. 제82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장편 경쟁 부문 초청 등으로 개봉 전 완성도와 화제성을 널리 입증한데다. '거장' 박찬욱 감독이 모처럼 시도한 블랙 코미디를 이병헌·이성민·박희순·염혜란·차승원 등 여러 주연급 배우들이 다채로운 호연으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지금의 관객 반응은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어쩔수가없다'의 진짜 복병은 손예진이란 걸 깨닫게 된다. 남편 '만수'(이병헌)의 갑작스러운 실직에 의연하게 대처하려 애쓰지만, 가정의 안녕과 양심 사이에서 흔들리고 때로는 자식을 위해 자신의 성적 매력을 과감하게 어필할 줄도 아는 아내 '미리' 역을 맡아 농익은 연기력을 마음껏 뽐내기 때문이다.

손예진은 개봉을 앞두고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출연 제의를 선뜻 수락하고 나서도 '미리'란 캐릭터의 색깔이 다소 분명하지 않아, 고민이 많았고 어렵게 느껴졌다"면서 "크랭크인을 앞두고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임팩트가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는데, 고맙게도 감독님이 많이 배려해 주셔서 비중이 많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개봉에 앞서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 참석 등 길고 길었던 홍보 과정에서의 몇몇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베네치아에서 뭐라도 수상을 기대하지 않았다면 그게 오히려 이상했죠. 워낙 평이 좋았잖아요. 그런데 수상 결과가 발표되고 나서 저를 포함한 모두의 기분은 음…, 말 줄임표(…)였어요. 하지만 수상 불발에도 연기를 시작하고 나서 처음 가 본, 그것도 엄마가 되고 나서 존경하는 감독님·선배 배우들과 동행한 해외 영화제는 너무나 행복하고 의미있는 경험이었답니다. 아마도 20대였다면 별 감흥이 없었을 것 같아요."

손예진
손예진이 '어쩔수가없다'에서 연기하는 '미리'는 자식을 위해 자신의 성적 매력도 과감하게 어필할 줄 아는 여성이다./제공=CJ ENM
여성 연기자에게 출산은 단순히 한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 것 이상으로 복잡다난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의 두려움은 일터로 돌아와 떨쳐낸다 해도, 문제는 멜로 연기에 대한 대중의 반응 여부다. 풍토가 많이 바뀌긴 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는 아내와 엄마로 살아가는 여성 연기자가 극 중에서 진한 멜로 연기를 선보이면 다소 어색해하는 경향이 강한 편이다. 또 관객수 감소로 궤멸 직전의 위기에 내몰린 영화계도 7년만의 스크린 복귀를 알린 그의 고민을 더하고 있다. 출산 이전에 비해 시나리오를 볼 수 있는 기회 자체가 턱없이 줄어든 탓에, 마음에 드는 작품을 고르기가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손예진은 "아이 낳고 1년간은 예전의 내가 어떤 배우였는지도 까 먹었을 정도로 육아에만 전념했다. 그러나 복귀하고 나니 '사람들이 (엄마이자 아내인) 내 멜로 연기에 과연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까' 같은 걱정이 들더라"면서도 "나이가 들면서 예전보다 오히려 더 많은 기회가 생기지 않겠나? '밀회'의 김희애 선배님처럼 말이다"라며 한결 씩씩해진 면모를 과시했다. 이어 "극장에서의 영화 관람으로 얻는 희열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영화계가 빨리 예전의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며 "나부터 단단하게 마음먹고 더 열심히 연기하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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