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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자 99% 경고 신호…주변은 10명 중 2명만 알아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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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아름 기자

승인 : 2025. 10. 01. 09:45

자료=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 그래픽 = 박종규 기자
자살 사망자의 대다수가 생전 우울 증상이나 자살 언급 등의 자살 신호를 보냈지만 주변에서 이를 알아차린 경우는 20%에 불과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이 1일 발표한 최근 3개년(2022∼2024)·10개년(2015∼2024) 자살 사망자 특성을 분석한 2024년 심리부검 면담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자살 사망자의 99.3%가 사망 전 심리·행동 변화를 통해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냈다.

대표적으로 △우울한 기분 표출(72.4%) △자살 관련 발언·글(70.4%) △수면 변화(69.7%) △식사 변화(56.5%) △대인관계 회피(53.1%) 등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러한 신호를 유족이 인지한 비율은 20.1%에 불과했다. 10개년 통계(23.7%)와 비교해 오히려 더 낮아졌다.

치료·상담 경험률도 늘었다. 최근 3년 자살 사망자의 61.3%가 생전 정신건강 관련 치료·상담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86.5%는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치료를 경험했다. 하지만 치료·상담을 중단한 비율이 41.0%로 여전히 높았다.

경제적 어려움 역시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살 사망자 중 61.7%가 부채를 안고 있었다. 이 가운데 주택 임차·구입 관련 부채(26.5%)와 재테크·투자 관련 부채(23.5%) 비중이 컸다. 특히 투자·재테크 부채 비율은 10개년 통계(13.9%)보다 크게 증가했다.

또한 사망자들은 평균 4.3개의 주요 스트레스 사건을 같이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건강 문제(79.9%) △성장 과정에서의 스트레스(68.2%)가 두드러졌다. 성장 과정 스트레스는 과거 10개년(50.6%)보다 크게 늘었다.

유족들의 정신적 고통도 심각했다. 면담 참여자의 99.0%가 사별 후 심리·정서적 어려움을 겪었고, 절반 이상(54.8%)은 자살 충동을 경험했다. 5명 중 1명(19.6%)은 심한 우울증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유족의 73.4%는 사회적 편견과 주변 충격을 우려해 고인의 사망 사실을 알리지 못했다.

황태연 재단 이사장은 "이번 결과는 부채 증가와 정신건강 악화 등 자살위험 요인, 유족에 대한 심리적·사회적 지원의 중요성을 다시 확인시켜줬다"고 "사회 변화에 따른 심층 연구를 강화해 자살 예방 정책에 반영되도록 할 것" 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유족 1420명 면담을 토대로 자살 사망자 1250명의 심리·행동 변화를 추적한 결과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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