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 기다렸단듯 '넙죽'
'다년 계약' 선제시 가능성
'건강한 김하성' 채갈 팀 여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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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집서 '부진' -> 새집서 '펄펄'
김하성에겐 이보다 극적일 수 없었다. 지난 시즌 탬파베이 레이스는 김하성을 2년(1+1) 총액 2900만 달러(406억원)에 데려왔다. 시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당한 어깨 부상을 알고서도 팀내 최고 대우를 보장했다. 스몰마켓인 템파베이로선 김하성에게 건 기대가 그만큼 컸다. 1년 뒤엔 옵트아웃(계약파기)을 선언하고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 권한까지 쥐어줬다.
김하성은 빠르면 이번 시즌 5월에 복귀해야 했다. 하지만 어깨부상 회복이 더뎠다. 탬파베이로선 7월에야 복귀한 김하성에게 거는 기대가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김하성은 좀처럼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했다. 타율은 바닥을 쳤고 여기에 햄스트링·종아리·허리 부상까지 겹쳤다. 샌디에이고 시절 150경기씩 출장하던 '철강왕' 이미지도 사라졌다.
◇탬파베이 '웨이버 공시'로 김하성 방출… 애틀랜타 기다렸단듯 '넙죽'
탬파베이는 결단을 내렸다. 김하성을 웨이버 공시(방출)하고 팀내 유망한 유격수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다. 김하성은 24경기에서 타율 0.214, 2홈런 5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11을 기록하며 고개를 떨궜다.
즉시 애틀랜타가 반응했다. 애틀랜타는 웨이버 클레임(계약 조건 승계)으로 김하성을 바로 데려왔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하성은 24경기에서 타율 0.255 3홈런 12타점, OPS 0.684를 쓰며 반등했다. 이적 후 3할을 넘나들던 타율이 마지막 3경기 연속 무안타로 하락한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다만 애틀랜타의 유격수 고민을 한 번에 해결했단 점에서 충분한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이번 시즌 애틀랜타 유격수들은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하며 빈공에 시달렸다. 브라이언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김하성을 보며 함박웃음 짓고 있다.
김하성은 어깨 부상으로 하락한 FA 시장에서의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렸다. 특히 만족한 애틀랜타는 김하성에게 장기 계약을 안겨줄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MLB닷컴은 "김하성이 FA 시장에서 최고의 유격수 매물이 될 것"이라며 "애틀랜타가 다년 계약을 통해 그를 묶어둘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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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FA 시장에서 유격수 자원이 부족하단 점도 김하성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김하성의 에이전트는 초대형 계약을 안겨주기로 유명한 '스캇 보라스'다. 훨씬 나은 조건을 위해 여러 팀과 협상테이블을 차릴 수도 있어 최종 거취는 지켜봐야 한다.
단기 계약 후 대박을 노리는 'FA삼수' 시나리오도 있다. 낮은 연봉으로 단기 계약을 맺고 2026 시장에서 가치를 더 인정 받는 전략이다. 앞서 류현진(당시 토론토 블루제이스)이나 블레이크 스넬, 맷 채프먼 등이 이런 성공 사례로 꼽힌다
그럼에도 애틀랜타 잔류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도 공존한다. 김하성이 애틀랜타 생활에 만족하고 있으며, 애틀랜타 구단도 김하성과 동행하길 희망하고 있단 점에서다.
스닛커 애틀랜타 감독은 "김하성은 정말 대단한 선수며, 그의 집중력과 전체적인 경기 운영 방식이 맘에 든다"며 "유격수 자원은 귀한 자원인데, 이렇게 검증된 선수를 데려온 건 좋은 선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건강 이슈에 대해서도 "전혀 의문이 없고,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애틀랜타가 장타력까지 갖춘 유격수 희귀매물인 김하성을 미리 붙잡기 위해 다년 계약을 제시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애틀랜타의 슈퍼스타 아쿠냐 주니어가 대표적 예다.
옵트아웃(계약파기)으로 FA시장에 나와도 유리하다. 메이저리그 구단에서 '건강한 김하성'을 낚아채갈 곳 후보군도 여럿 언급된다. 친정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부터 보스턴 레드삭스, LA에인절스 등이 대기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