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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인도법인 IPO 재시동… 신흥 가전시장 공략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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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찬모 기자

승인 : 2025. 09. 30. 17:55

이사회서 법인 지분 15% 매각 의결
이르면 이달 상장… 1.8조 현금 확보
현지 가전시장 고성장 속 사업 확대
건전성 개선·신사업 투자 탄력 전망
한동안 멈췄던 LG전자의 인도법인 IPO(기업공개) 작업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인도법인 지분 15%에 해당하는 약 1억181만주 매각을 확정하면서 이르면 이번달 현지 증시에 상장이 이뤄질 전망이다. 2조원에 달하는 실탄 확보가 가능해지면서 수익성 확대와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진 상태다. 회사 측은 현지 사업 확대를 통해 미국 관세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지분 15%(1억181만5859주)에 대한 구주 매각을 의결했다. 구체적인 처분일과 금액은 미정이다. LG전자는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최종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며, 최종 승인 이후 공모가 밴드와 처분일 등을 공시할 예정이다. 이번 인도법인 상장은 조달 금액 100%가 본사로 유입되는 방식이다. 이자비용 등 금융 리스크 없이 현금 조달이 가능하단 점에서 큰 폭의 재무건전성 개선이 예상된다. 인도법인에 대한 현지 매체 등의 공모가 전망치는 1150억 루피(1조8181억원) 수준이다.

LG전자 인도법인은 가전 점유율 1위로, 현지 증시에서 '대어'로 평가된다. 지난해 말부터 인도법인 IPO 작업을 추진해 온 LG전자는 올해 3월 SEBI로부터 예비승인을 받으며 상반기 상장 기대감을 높여왔지만, 미국발 관세 리스크 등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자 일정을 연기한 바 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법인 설립 이후 노이다(1997년)와 푸네(2006년) 지역에 각각 가전 생산기지를 세우는 등 현지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2019년 110억 달러 규모였던 인도 가전시장은 올해 210억 달러로 두 배 가까이 성장이 점쳐진다.

현지 세탁기와 에어컨 보급률이 각각 30%, 10% 수준에 그치는 만큼 추후 크게 늘어날 여지가 많고, 높은 경제성장률로 프리미엄 가전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법인 매출도 2021년 2조6260억원에서 지난해 3조79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역시 올해 2월 인도를 직접 방문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전략 시장으로서 인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구 회장은 "인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앞서 있는 지금이 지속가능한 1등을 위한 골든타임"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고객에 대한 이해와 확고한 시장 지위를 기반으로 새로운 30년을 위한 도약을 이뤄내자"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올해 5월에는 인도 스리시티에 세 번째 가전공장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다. 2029년 완공 시 현지 연간 가전 생산능력은 TV 200만대, 냉장고 360만대, 세탁기 375만대, 에어컨 47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핵심 과제로 여겨졌던 인도법인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주춤해진 외형 성장세도 유의미한 변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LG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줄어든 6133억원으로, 올해에도 고질적인 '상고하저' 실적 흐름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주력인 생활가전 등 전방산업의 수요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관세 정책과 중국의 저가·물량 공세 등 악재가 맞물린 결과다. 더욱이 올해는 상반기에도 실적 개선에 난항을 겪으면서 경영 환경 전반에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 사업부문 대상의 희망퇴직까지 단행한 상태다.

회사 안팎에선 현지 매출 확대뿐 아니라 대규모 자금 조달을 통한 신사업 투자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법인 공모가 전망치는 올해 2분기 말 LG전자 별도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1조1000억원)을 웃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비수기이지만 인도법인 상장으로 현금 흐름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며 "유동성 확보, 주주환원 확대, 내년 실적 개선 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연찬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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