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균형성장·농업·자살 대책 등 포함
퇴임 앞둔 이시바 日총리 국빈급 예우
셔틀외교 복원·미래지향 관계 공고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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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은 이날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저출산·고령화 △국토균형성장 △농업 △방재 △자살 대책 등을 포함한 한일 공통 사회문제에 관해 함께 논의하고 관련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각 분야별 당국 간 협의를 지속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한일 정부는 향후 양국 외교 당국 간 양자 협의 기회를 통해 협의체 전반을 총괄하기 위한 정기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합의에 따르면 한일 당국 간 협의는 각 분야를 소관하는 양 정부의 관계부처가 주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양국의 해당 관계 부처는 당국 간 협의로 얻은 시사점을 서로의 정책 목표에 기여할 수 있도록 활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정책 경험과 성공 사례들을 공유할 예정이다. 필요시에는 전문가 등의 식견을 활용한 의견 교환도 이뤄진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합의문을 통해 "한일 양 정부는 각 분야에서 양국 관계자 간 의사소통 기회를 확대하고 한일 간 공통 사회문제에 관한 다층적인 연계와 협력 강화를 위해 대응한다"고 말했다.
이날 양 정상은 정상회담에 앞서 누리마루 APEC하우스를 관람했다. 회담 이후 친교 및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퇴임을 앞둔 이시바 총리를 극진하게 예우했다. 조선통신사 행렬을 콘셉트로 이시바 총리 내외를 맞이했고, 정상회담 이후에는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직접 조선통신사의 역사 및 관련 유물에 대해 이시바 총리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의 이번 방한은 실무 방문의 성격이지만 '국빈급' 예우를 제공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를 극진하게 예우한 것은 한일 셔틀외교의 복원을 공식화하고 이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미래의 한일관계를 염두에 둔 행보로, 현재의 한일 관계가 차기 일본 내각이 들어선 이후에도 이어지길 기대한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일본의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과거사와 영토문제 등에 일본의 입장을 대변하는 '강경파'로 평가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이시바 총리의 영향력을 기대하는 셈이다. 이시바 총리는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어떤 나라도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고서는 밝은 미래를 열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일본의 정치인들 가운데에서도 '과거사' 문제에 대해 남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시바 총리의 1박 2일간의 부산 방문은 지난 8월 한일 셔틀외교의 재개를 통해 이 대통령이 서울 이외의 장소에서 만나자고 제안함으로써 이뤄졌다. 일본 정상이 방한 시 서울 이외의 도시를 방문한 것은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가 제주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이후 21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