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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무 카슈미르 공동인민행동위원회(JAAC)가 주도하는 이번 시위는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파키스탄 정부의 억압에 맞선 기본권 투쟁으로 격화되는 양상이다. JAAC는 지난 사흘간 이어진 시위 과정에서 아자드 카슈미르의 주도인 무자파라바드 등에서 파키스탄 레인저(준군사조직)와 군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 및 포격을 가하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속출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응 사격을 자제했다"는 초기 경찰의 발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에선 현재까지 경찰 3명을 포함해 총 15명이 숨졌고 200명이 넘는 시위대가 총상 등 심각한 부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분노한 시위대가 무자파라바드로 향하는 '장기 행진'을 계속하면서 경찰이 설치한 대형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를 강물에 던져버리는 등 저항의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유혈 사태를 겪으며 시위대의 요구는 더욱 근본적인 문제로 향하고 있다. 이들은 생필품 보조금 요구와 더불어 POK 의회의 의석 12석이 파키스탄 본토에 거주하는 카슈미르 난민들에게 할당된 조항의 폐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 조항이 외부인에게 과도한 정치적 권력을 부여하면서 자신들의 정치적 대표성을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주장한다.
JAAC의 지도자 샤우카트 나와즈 미르는 "우리의 투쟁은 70년 넘게 부정당한 우리의 기본권을 위한 것"이라며 "권리를 보장하든지, 아니면 인민의 분노에 직면하든지 선택하라"고 경고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대화 의사를 밝히면서도 실제로는 힘으로 누르기에 나서고 있다. 펀자브주와 이슬라마바드에서 수천 명의 추가 병력을 POK 지역으로 급파했으며, 중무장한 군인들이 시내에서 위력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정부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지역의 인터넷·유선전화·휴대전화 등 모든 통신을 완전히 차단해 외부와의 소통을 막고 있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를 두고 "더 큰 인권 유린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한 카슈미르 인권단체는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 긴급 개입을 촉구하며 "인도주의적 위기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