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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와 에릭슨 통신 장비, 中 사용 제한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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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0. 03. 03:50

EU와 기술 디커플링 목적
입찰시 분석과 감시 강화
2, 3위 업체 점유율 실제 폭락
중국이 세계 2, 3위 통신 장비 업체인 스웨덴 에릭슨과 핀란드 노키아의 중국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실시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의 중국 모바일 통신 네트워크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2%에서 지난해 4%까지 급락했다. 중국의 조치로 인해 치명상을 입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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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차오양(朝陽)구에 소재한 스웨덴 통신회사 에릭슨의 한 전시장. 최근 중국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징지르바오(經濟日報).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3일 전언에 따르면 이동통신사들을 비롯한 중국의 국영 기업들은 최근 해외 업체들의 제품 입찰을 더욱 면밀히 분석하고 감시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에릭슨과 노키아가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이다. 자연스럽게 양사는 계약 과정에서 장비 평가 방식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제공받지 못한 채 중국의 인터넷 규제 당국인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의 '국가 안보 검토'를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CAC의 안보 검토는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3개월 이상이 소요될 수 있다. 설사 최종 승인을 받더라도 길고 불확실한 절차 탓에 관련 검토를 받지 않는 중국 기업에 비해 불리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중국의 이같은 조치는 수년 전부터 기술 자립을 내세운 것에서 보듯 유럽에 대한 견제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제기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마디로 중국이 첨단 산업 분야에서 심화되는 자국과 유럽의 상호 규제와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기조를 더욱 심화시키고자 한다는 얘기가 된다.

당연히 유럽 각국들도 당하지만 않고 있다. 대중 디커플링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2023년 중국 통신업체 화웨이(華爲)와 ZTE(중싱中興통신)의 장비를 역내 5G 통신망에서 사실상 사용 금지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상기하면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조치는 양사의 유럽 내 실제 시장 점유율을 크게 떨어뜨리지는 못했다. 현재 화웨이와 ZTE의 유럽 모바일 인프라 시장 점유율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여전히 30∼35%에 이르고 있다. 2020년 대비 5∼10%P 줄어든 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심지어 2029년까지 고위험 중국 공급업체를 단계적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혔던 독일조차 여전히 5G 장비의 59%를 중국에서 조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양측의 힘겨루기가 중국의 승리로 기울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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