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과학 인력들 당연히 환호
실업난 자국 청년들은 좌절,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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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중국의 행동은 빨랐다. 마치 미국의 조치를 기다렸다는 듯 지난달 말 K-비자 발급을 이번 달 1일부터 실시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중국 내외의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STEM 분야 학사 이상 학위를 취득해 보유하고 있거나 관련 분야에 종사 중인 외국인이 대상이다. 기존 취업 비자인 R-비자와 달리 중국 내 고용주 초청 없이 개인 자격으로 신청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상 세계 곳곳의 STEM 인재들에 대한 무비자 입국 허용을 공언했다고 해도 좋지 않나 싶다.
당연히 해외의 STEM 인재들은 환호하고 있다. 반면 중국 내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하기야 중국 Z 세대(16~24세)들의 실업률을 살펴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얘기가 절로 나온다고 해야 한다. 지난 8월 말 기준으로 18.9%에 이르고 있다.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올해에만 1220만 명의 대학 졸업생이 쏟아져 나왔음에도 고용 환경이 좀처럼 좋아지지 않는다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중국 Z 세대들의 분노는 이해가 간다고 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베이징의 취업 준비생인 궈바오순(郭寶順) 씨의 불만을 들어봐야 할 것 같다. "자국 청년들의 취업난도 해결 못하면서 다른 나라의 인재들에 눈을 돌리는 것이 말이 되나? 우리가 분노하지 않으면 바보라는 사실을 인증하는 격이 된다"면서 전국의 청년들이 당국에 강력한 항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닌 듯하다. 일부 외신 기자들이 "중국이 자기 발등을 스스로 찍었다"는 요지의 보도를 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