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25만원 외식 및 명품 의류 구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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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프랑스앙포에 따르면 파리시청은 지난달 중순 안 이달고 파리시장의 활동 경비 영수증에 이어 이달 2일 소속 시의원 17명의 2020~2024년 활동비 내역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직무와 관련이 없는 지출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랑시스 스피네르 16구청장의 아내는 활동비 명목으로 담배 냄새 제거용 램프를 구매했다. 장-피에르 르코크 6구청장은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에서 쇼핑한 물품을 경비로 청구했다.
에힉 르주앙드르 18구청장과 필립 구종 15구청장은 어린이 메뉴가 포함된 식사 비용을 활동비로 결제했다. 식사 영수증에 필수로 명시해야 하는 동석자 이름이나 결제 방법이 누락된 경우도 다수 있었다.
구종 15구청장은 1인 150유로(약 25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외식 비용을 청구했다.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구종은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구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인데 맥도날드에서 접대할 순 없지 않냐"며 반박했다.
의류 구입비 지출도 있었다. 쟌느 도테세르 8구청장은 2020~2024년 의류 구입비로만 3만5780유로(약 5911만원)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도테세르 구청장은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파리 8구의 시장으로서 월 990유로(약 163만원)로 정해져 있는 의류 구입비를 자유롭게 사용한 것일 뿐"이라며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프랑스산 고품질 제품을 사려고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논란이 커지면서 직무 활동비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네스 에브렌 공화당(LR) 상원의원은 "파리시의 부채가 과잉인 상황에서 시민들이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활동 경비 제도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르피가로는 최근 파리시의 누적 부채액이 93억 유로(약 15조3743억원)에 달하며 내년엔 이 금액이 100억 유로(약 16조5316억원)에 근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달고 시장이 취임한 2014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의류 구입비 지출 논란에 휩싸인 도테세르 구청장도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내기 위해 시민들에게 여러 노력을 요구하고 있는 만큼 우리 공무원들도 각종 활동비와 같은 특혜를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파리시청은 소속 공무원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활동 경비 영수증을 시민에게 공개한다. 온라인에서는 보여주지 않기 때문에 열람하고자 하는 시민은 사전 예약한 후 시청에 방문해야 한다.
파리시의 활동 경비는 2001년부터 동결돼 왔다. 파리시장은 연 1만9720유로(약 3258만원), 구청장은 1만1092유로(약 1832만원)를 직무 관련 활동비로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