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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31조 수주 향해 “주택사업 새 판 짜기”…‘포스트 신축’ 전략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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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5. 10. 12. 16:54

도급 위주 구조 벗고 ‘케어형 건설사’ 도약 “속도”
모듈러 승강기 도입·입주민 이주 無 리모델링 등
블루오션 선점 통해…31조 수주·7년 연속 재건축 1위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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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이 핵심 사업인 주택 부문의 패러다임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도급공사 중심의 '짓는 회사'에서 벗어나 아파트 노후화 이후까지 책임지는 '케어형 건설사'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주택사업 전 과정을 아우르는 종합적 역량을 확보해 올해 목표인 31조원 규모의 연간 수주 달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 주택시장은 불확실성이 커지며 '아파트를 잘 짓는 것'만으로는 경쟁사들과의 출혈경쟁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포스트 신축 아파트' 전략을 내세워 블루오션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최근 주택사업 로드맵을 신축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단지 수선·승강기 수리 등 아파트 노후화 대응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현대엘리베이터와의 협업이 꼽힌다. 최근 양사는 국내 최초로 '모듈러 엘리베이터' 상용화에 착수해 공동주택 프로젝트에 적용하기로 했다. 안전 공법 혁신을 통해 업계 핵심 과제로 떠오른 '중대재해 제로(Zero)' 실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모듈러 엘리베이터'는 부품의 약 90%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블록처럼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이 공법을 적용하면 고소작업 비율을 최대 80% 줄일 수 있어 추락사고 등 위험 요소를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모듈러 엘리베이터 도입이 단순히 시공 효율성을 높이려는 목표를 넘어 현대건설이 신축 중심에서 유지·보수까지 확장하는 주택사업 '패러다임 전환'의 일환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짓고 끝내는' 기존 역할에서 벗어나 '고치고 관리하는' 단계로 나아가며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 시장에서 조합의 선택 폭을 넓히려는 전략적 포석이라는 것이다.

이는 현대건설이 올해 6월 공식화한 '주거 환경 개선 신사업'과도 맞닿는다. 이 사업은 입주민의 이주 없이 노후 공동주택의 생활 품질과 자산 가치를 높이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실제 현재 이 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동 힐스테이트 2단지'는 준공 18년 차 대단지로, 주차장 누수·노후 설비·커뮤니티 부족 등 노후화 문제가 대두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입주민 이주 없이 △외벽·조경·커뮤니티 시설 개선 △전기차 화재방지 설비 △스마트 출입 제어 △층간소음 저감 구조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건설이 신기술·신사업을 연이어 내놓는 배경에는 주택 부문 '초격차' 확보라는 목표도 자리한다. 현대건설은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6년 연속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 1위를 기록 중이며, 올해에도 이미 8조6000억원에 달하는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여기에 주택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업계 내 독보적 입지를 공고히 하고, 올해 목표로 하는 31조원 규모의 신규 수주 달성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인 것이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은 연결 기준으로 연간 수주 목표(31조1000억원)의 53%인 16조7344억원을 달성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1조5138억원), 가양동 CJ복합개발(1조6267억원) 등 국내 대형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보한 점이 발판이 됐다. 나아가 지난달에는 2조7400억원 규모의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 재건축' 프로젝트도 따내며 연간 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주거 트렌드에 맞춰 차별화된 신상품을 선보이고, 그동안 쌓아온 공간 혁신 기술력과 상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공동주택 시장의 선도적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며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새로운 주거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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