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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APEC 미·중 정상회의 불투명…韓 중재 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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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13. 00:00

/연합
미국과 중국 사이에 다시 냉기류가 흐르면서 오는 31일 개막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의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미·중 간 전운 고조로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증시가 급락함에 따라 이번 주 초 우리나라 주가와 원화값도 동반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을 꾀하는 동시에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대로 열릴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0일 "APEC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주석을 만나려 했으나 그럴 이유가 없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회담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 11월부터 대(對)중국 관세율을 100% 추가 인상하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이렇게 되면 현재 평균 55%인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155%로 대폭 높아진다.

앞서 중국 정부는 미국산 대두 수입을 중단한 데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통제를 대폭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세계 가공·정제 제품의 90%를 차지하는 중국산 희토류의 수출통제는 특히 미국의 방산·자동차 기업 등에 큰 타격을 입힌다. 중국은 APEC 정상회의 때 미국과의 관세 담판을 앞두고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희토류 수출 통제카드를 들고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보복 관세로 즉각 맞불을 놓음에 따라 한동안 잠잠하던 미·중 간 치킨게임이 재연되는 양상이다. 중국 상무부는 12일에도 "싸움을 바라진 않지만, 미국이 고집대로 한다면 중국 또한 단호히 상응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극한 대립은 양국 모두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갈등이 봉합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도 나온다.

하지만 미·중이 격하게 밀고 당기기를 하는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난 10일(현지시간) 나스닥지수가 3.56% 급락했고, 미국 빅테크 기업 시가총액은 하루새 1100조원 넘게 증발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한때 1430원을 넘어설 정도로 급등했다. 전날 주간거래 환율 종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21원 뛴 1421원으로 마감해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시장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한·미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등 관세 후속 협상을 서둘러 매듭지어야 한다. 오는 15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담 참석차 미국을 방문하는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부 장관과의 관세협상에서 진전을 이루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APEC 정상회의가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운 '외교 가교론'의 첫 시험대인 만큼 미·중은 물론 한·미·일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도록 끝까지 중재 노력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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