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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이 된 공업용수 갈등…여주시,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상생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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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남명우 기자

승인 : 2025. 10. 14. 14:41

용인반도체클러스터 협력 계기로 산업·복지·환경 아우르는 미래도시 도약
용수공급 일방적인 일방적인 희생강요에서 시작된 갈등 3개월 협상끝 상생으로
이충우 여주시장(왼쪽 여섯번째)이 2022년 11월 21일 여의도 국회 본관 회의실에서 당시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과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SK하이닉스와 공업용수 공급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상생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여주시
경기 여주시가 공업용수 공급을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빚어온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상생과 성장'을 위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14일 여주시에 따르면 양측의 갈등이 시작된 것은 민선 8기 집행부가 출범했던 2022년 7월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필요한 하루 57만3000톤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받기 위한 취수장과 관로 설치 인허가를 서둘러 달라는 요구를 일방적으로 제기하면서부터다.

하지만 여주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팔당상수원 보호를 위해 전체 시 면적의 40% 이상이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돼 있어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난 40여 년간 과도한 규제로 반도체 공장은커녕 계획적 개발조차 어려울 정도로 역차별을 감내해 온 상황에서 대규모 용수관로 설치까지 떠안으라는 요구는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여주시민들의 바람은 명확했다. 특별대책지역을 제외한 자연보전권역을 '성장관리권역'으로 조정하고 용수관로 설치 및 유지에 대한 보상으로 지역개발 사업 투자를 요구한 것이다. 당시 일부 언론이 이를 '지역이기주의'라고 물아부티는 등 난관도 있었지만, 여주시는 이에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SK하이닉스와 끈질기게 협상을 펼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이 같은 노력은 같은해 11월 21일 당시 당정의 중재 아래 SK하이닉스와 공업용수 공급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상생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협약서에는 "아무리 중요한 국책사업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협의와 합리적인 보상 없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주시 입장이 대부분 반영돼 명문화됐다.

이후 여주시는 수도권 동부의 핵심 전략 거점 도시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공업용수를 공급하는 기능적 역할에서 벗어나 지역산업과 복지, 환경,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상생 기반의 전략도시'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부터 시작된 공업용수 협약을 기반으로 여주시는 △기업과 연계한 사회공헌 협력사업 △반도체 전문 인재 양성 △산업단지 확대 △친환경 기반시설 확충 △규제 완화 및 제도 개선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축적하며 도시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SK하이닉스와 함께 행복 IT Zone, 행복도시락, 경로당 자동혈압기 지원 등 사회공헌사업을 매년 추진하며 지역 주민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여주시가 지역의 현실적 수요에 기반해 직접 설계한 사업으로, 기업과 지자체가 함께 만드는 주민 중심의 정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여주대학교와 협력해 SK하이닉스로부터 반도체 유휴 장비를 기증받고 전문 커리큘럼을 구축하는 등 기업이 필요로 하는 맞춤형 인재를 지역에서 직접 육성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한 것도 눈에 띄는 성과다. 단순한 산업 협력 도시를 넘어 미래 첨단 산업의 인재 공급지로 도약한 것이다.

이를 통해 여주시는 청년들이 지역에서 교육·취업·정착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갖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지역경제 활성화와 청년층 유입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여기에 반도체 협력업체 유치를 위한 산업단지 조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가남·점동·강천 일대에 조성되는 16개 일반산업단지는 2027년까지 단계적으로 완료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개 이상의 반도체 협력기업을 입주시키겠다는 게 여주시의 목표다.

또 자연보전권역 내 공장 신·증설 허용 면적을 2000㎡까지 확대하고 수질오염총량제 개발부하량 이동 자율권 확보, 공업용수 관로 인프라 개선 등 각종 제도적 장벽을 해소해 기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산업성장뿐 아니라 시민의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환경·기반 인프라 투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협약 이전까지 연간 122억원에 불과했던 하수도 관련 국비를 연간 340억원으로 180%가량 늘렸다. 이를 기반으로 하수처리구역 1.856㎢ 추가 지정, 하수관로 및 배수설비 83.7km 신규 설치, 흥천·금사·강천·점동 지역의 공공하수처리시설 신·증설 등 환경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주민 4000여 명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이충우 시장은 "공업용수 공급을 계기로 시작된 협력이 이제는 산업, 복지, 환경, 인재까지 아우르는 전략으로 확장됐다"며 "기업과 지역, 청년과 어르신 모두가 혜택을 누리는 상생도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전략성장도시로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남명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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