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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일본 임시국회에서 새 총리를 선출하기 위한 표결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현재 분위기는 이 일정이 지켜지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민당(LDP)은 공명당의 연정 이탈로 단독 과반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타카이치를 총리 후보로 내세웠지만 의회 내 지지 기반이 급속히 흔들리는 양상이다. 공명당은 10월 10일, 정치자금 스캔들 처리 및 자민당의 대응 부족을 이유로 연정을 종료한다고 선언했다.
공명당 지도자 세이토 테츠오는 자민당이 정치자금 개혁 요구에 미흡하게 대응했다고 비판하며, 향후 총리 선거에서는 타카이치를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정 붕괴는 당초 15일 총리 표결 일정에 중대한 제동을 걸고 있다. 복수 언론은 표결이 최소 20일 이후로 연기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이는 정치적 혼선을 더욱 증폭할 수 있다.
일부 정치권 인사는 "15일은 이미 의미를 잃었다"고 내비치며, 절차적 여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타카이치는 자민당 신임 대표이자 강경 보수파 인사로, 헌법 9조 개정, 방위 예산 증액, 원전 재가동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공명당의 이탈로 당내 결속력만으로는 과반 확보는 불가능해졌다. 정계에서는 자민당이 무소속 의원이나 중도 야당과 연대를 모색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야권은 기존의 '반(反)자민 연합' 구상을 강화하면서도 후보 단일화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다.
경제·재정 이슈도 격렬한 논쟁 대상이다. 자민당 내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확장 재정과 통화 완화 유지론이 우세한 반면, 재무성 및 일부 보수파는 재정 건전성 확보를 요구하고 있다. 엔저 지속과 물가 상승 압력, 국채 증가 리스크가 맞물리며 정책 선택이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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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구조 측면에서 보면, 의회 구성은 더욱 복잡해졌다. 자민당은 하원 196석을 확보하고 있으나 과반(233석)에는 훨씬 못 미치는 상태다. 공명당 24석을 더해도 과반이 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다른 중도·소수 정당의 지지가 결정적이다. 야권 정당들은 이미 대안 후보 구상을 시작했으며, 일부는 타마키 유이치로(국민민주당 대표)를 후보로 내세울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한편 타카이치의 당선과 증시 반응 간의 연결성도 주목받고 있다. 타카이치 대표 선출 직후 닛케이 225는 4% 급등하며 사상 최고치 돌파 등 '타카이치 트레이드' 현상이 나타났다. 시장은 그녀의 재정 확대와 통화 완화 기대에 베팅했으나, 연정 붕괴는 이러한 기대를 흔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15일 표결이 연기되거나 변동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정치권은 각 당의 협상력·표 계산과 내부 균열 대응이 관전 축이 됐다. 일본 정치가 15일의 일정에 얽매이지 않고 새 흐름으로 전환할 조짐이 크다. 이어질 국회 일정과 연정 합의 전략, 야권의 후보 단일화 여부 등이 총리 선출 결과뿐 아니라 이후 일본 정국 전반을 좌우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