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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2 아라크네스 레이드. 공식 홈페이지 |
MMORPG의 흥행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는 시대, 서비스 3주년을 맞이한 넥슨의 대표 MMORPG '히트2'가 제2의 전성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충성도 높은 유저와 신규 및 복귀 유저를 동시에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IP(지식재산권) 생명력 확장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한쪽에서는 경쟁의 판을 극한으로 키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성장 본연의 재미를 되살리는 상반된 접근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 '오리진 서버' 국경 없는 전장, 국가 대항전으로 판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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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2 한국-대만 서버 통합 업데이트 이미지 |
'히트2'가 꺼내든 첫 번째 카드는 오는 11월 12일로 예정된 대규모 서버 통합이다.
지난 8월 한국과 대만 서버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는 프로젝트의 최종 단계로, 기존 70개 서버를 40개로 압축해 전장의 밀도를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다. 단순한 서버 수 조정을 넘어 MMORPG의 핵심 서사인 '전쟁'을 국가 간 대리전 구도로 확장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국가 대항전 구도는 '강력한 라이벌' 대만 유저들의 존재감 덕분에 설득력을 얻고 있다. 대만 출시 초기에 현지 앱스토어 매출 1위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한 이력은 단순한 성과를 넘어 한국 유저들에게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중요한 전략적 자산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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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2 필드 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
넥슨은 서버 통합 이전부터 양국 PvE(Player vs Environment, 이용자 대 환경) 랭킹 1위 유저를 상대 지역 이벤트 던전의 보스로 등장시키는 이벤트를 통해 경쟁 구도를 예열해왔다.
서버 합병이 완료되면 두 국적의 강력한 세력들은 이벤트성 공간이 아닌 하나의 서버라는 생활 공간에서 24시간 내내 부딪히게 된다. 성주와 모든 랭킹이 초기화된 새로운 영토에서 펼쳐질 첫 공성전은 단순한 서버 패권 다툼을 넘어 양국 유저들의 자존심이 걸린 상징적인 대리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대규모 업데이트는 3개월간의 철저한 사전 검증을 거친 결과물이다. 넥슨은 지난 8월 서버 통합 이후 '라인반트의 성전 시즌2'와 같은 대규모 인터 서버 콘텐츠를 통해 서비스 안정성을 단계적으로 확인했다. 이어 월드 서버 이전과 '크로스 공허의 격전지 시즌9'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기술적 준비를 마쳤다.
◆ '클래식 서버' 초심으로의 회귀, 노력의 가치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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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 서버가 최상위 유저를 위한 '전쟁의 심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난 9월 문을 연 클래식 서버는 새로운 유저를 위한 '성장의 재미'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과도한 페이투윈(Pay-to-Win) 모델에 대한 시장의 피로감에 '히트2'가 내놓은 전략적 대안으로 읽힌다.
클래식 서버의 핵심은 젬 파밍 시스템이다. 유저들은 '젬 파밍 프리미엄 충전권'을 활성화한 뒤 몬스터를 사냥하면 유료 재화인 '젬'을 획득할 수 있다. 이렇게 모은 젬은 거래소에서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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젬 파밍 던전. 인게임 캡처 |
특히 35레벨부터 입장 가능한 전용 젬 파밍 던전은 필드 사냥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꾸준한 플레이가 확실한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믿음을 주는 핵심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높은 몬스터 밀집도와 안정적인 보상은 무소과금 유저들에게 명확한 성장 목표를 제시하며 초기 이탈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재화 교환소' 시스템은 게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유저들은 플레이로 얻은 젬을 신규 재화 'HIT2 토큰'으로 교환해 유료 상점에서 이용하거나 반대로 유료재화인 토큰을 사용해 젬을 구매할 수 있다. 유저의 노력이나 과금이 게임 내에서 다양한 가치로 환원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조치다.
이러한 경제적 기반 위에 새로운 가치를 체감할 수 있는 장치들도 마련했다. 신규 제작식 마련을 비롯해 각 능력치 효율을 조정하는 등 유저 개인의 성취감을 극대화했으며, 하반기 내 서버 최초의 공성전과 인터 공성전 도입으로 히트2만의 매력적인 생태계를 만들어갈 전망이다.
◆ 하나의 IP, 두 개의 세계…지속 가능한 미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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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2 필드 플레이. 공식 홈페이지 |
이처럼 '히트2'는 성숙기에 접어든 타 MMORPG의 익숙한 '기존-클래식 서버' 분할 전략에 '국가 대항전'이라는 변수를 더하며 차별화된 활력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리진 서버는 최상위권 유저들에게 국가의 명예를 건 새로운 전쟁터를 제공해 경쟁 동기를 부여하고 충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는 반면 클래식 서버는 성장 자체의 즐거움을 원하는 신규·복귀 유저에게 노력의 가치가 보상받는 새로운 기회의 땅을 열어주며 IP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여기에 오리진 서버의 치열한 경쟁에 지친 유저가 게임을 이탈하는 대신 클래식 서버에서 새로운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압력 완화 밸브' 역할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히트2'의 도전은 단순히 자사 게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을 넘어 포화 상태에 이른 MMORPG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지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