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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매체 텡그리뉴스는 15일(현지시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아제르바이잔·투르크메니스탄 등 튀르크계 국가 국민의 취업 허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법령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법령에 따라 투르크어권 국가 국민들은 복잡한 행정 절차 없이 튀르키예 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에서 근무할 수 있게 됐다. 다만 군사·보안 등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분야는 여전히 제한된다.
또 튀르키예 내 거주를 허가받은 튀르크계 외국인은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사업자 등록이 가능하다. 또 상호 인증 절차를 통해 학위나 전문 자격증을 일정 부분 인정받을 수 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조치가 투르크어권 국가와의 경제적·문화적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행정 개혁이 아닌, 튀르키예가 주도하는 '튀르크 세계 통합'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2009년 출범한 OTS는 언어·문화·민족의 뿌리를 공유하는 5개국이 설립한 국제기구다. 초기에는 상징적 협의체 성격이 강했으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시작 후 러시아 중심의 경제적·지정학 질서가 흔들리면서, 튀르키예와 카자흐스탄 등은 에너지와 물류 다변화 전략의 핵심 협력체로 OTS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8일 아제르바이잔 가발라에서 열린 OTS 정상회의에서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일명 'OTS+(플러스)' 창설을 공식 제안하며 에너지·물류·디지털 등 경제 및 안보 분야의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가 제도적 장벽을 낮춰 인적 교류를 확대하고, 카자흐스탄이 제도적 틀을 확장함으로써 투르크권 공동체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며, 이번 튀르키예 노동시장 개방과 카자흐스탄의 OTS+ 제안은 상호 보완적인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튀르키예는 숙련 인력 유입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자국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며 "경제적·문화적 유대가 강화될수록 튀르크어권 내 상호 의존도는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높은 청년 실업률 및 물가 상승률 속에서 튀르키예 내에서 외국인 인력 유입에 대한 불만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또 제도 시행 과정에서 행정 절차와 지방정부 간 조율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OTS+은 회원국 간 권한 배분, 재정 운영 등 구조적 조율 후 실현 가능하다. 튀르크어권 국가들이 공동체적 정체성과 경제적 협력의 틀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완전한 제도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