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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이 MASGA 연다…K-해양방산의 차세대 전략함정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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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5. 10. 16. 13:35

“무인전투함은 필연적이다" 美 해군 루이스 제독의 제언
AI·네트워크 중심의 지휘 체계, ‘스마트 함교’ 탑재, 어성철 사장 직접 설명
“K-조선+K-방산” 연합 모델로 미MASGA시장 진입 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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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어성철 특수선사업부 사장이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한국 해군의 작전 개념뿐 아니라, 세계 해군 시장의 구조를 바꿀 플랫폼"의 설명을 하고 있다. /한화오션
한화오션이 급변하는 전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전격 공개했다. 세계 조선강국의 기술력과 인공지능(AI), 무인체계가 결합된 이 플랫폼은 'K-해양방산'이 글로벌 패권 경쟁에 본격 진입했다는 신호로 평가된다.

△ 한화오션, "파랑을 뚫고 적을 제압한다"… AI 전투형 스마트 함정 공개
지난 14일 '제3회 차세대 스마트 함정 기술 연구회'에서 한화오션(대표 김희철)은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미 해군제독 출신 데이비드 H. 루이스 박사(Dr. David H. Lewis, 전 NAVSEA 사령관, 현 Leidos-Gibbs & Cox 자문역) 등 국내외 해양 방산 전문가들로 구성된 100여 명이 참석했다.
한화오션 특수선사업부장 어성철 사장은 "글로벌 안보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새로운 해양 패권 경쟁에 대비하기 위한 미래형 플랫폼이 필요했다"며 "이 함정은 대한민국 조선기술의 결정체이자, 해군 전력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밝혔다.

△ "K-해양방산, 30년 비전으로 간다"
한화오션은 이번 전략 수상함을 단발성 기술 시연이 아닌, 대한민국 해군의 향후 20~30년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무인수상정·자율운항체계·AI전투정보처리·스마트유지보수 등 미래 함정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무인·지속가능함정' 3대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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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수상정·자율운항체계·AI전투정보처리·스마트유지보수 등 미래 함정 핵심기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무인·지속가능 함정'으로 제시된 모형, 20251014, 사진=한화오션 제공
어성철 사장(특수선 사업부)은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한국 해군의 작전 개념뿐 아니라, 세계 해군 시장의 구조를 바꿀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한화오션은 국내 기술로 세계 시장에서 통할 K-해양방산의 주역이 되겠다"고 밝혔다. 이날 최초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의 모형을 공개한 어성철 사장은 파랑관통형 선수와 텀블홈(Tumble Home) 선체를 결합한 스텔스 함형의 설계 개념을 설명하며, 해상 작전 중 피탐지율을 획기적으로 낮췄다고 강조했다. 또한 70명 내외의 비교적 소수의 승조원으로 운용이 가능하며, AI 자동화·C5I 네트워크·다층 방어체계를 통해 복합 위협에 자율 대응이 가능한 설계를 포함한 '스마트 함교(Smart Bridge)'가 탑재되어, 전투·항해·정비 정보를 통합 분석해 지휘결심 속도를 비약적으로 높였으며 이를통해 차세대를 이끄는 스마트 함정임을 강조했다.

△ "AI 전투함은 선택이 아닌 필연" 미해군 데이비드 루이스 (전)제독의 미래 해전 경고
이날 기조연설에서 루이스 박사는 "전장은 더 이상 인간의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AI와 자율체계가 중심이 되는 무인전투함(Unmanned Combatant Ship)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단언했다. 그는 미 해군이 추진 중인 대형 무인 수상함(LUSV)과 자율 전투함대(AUTONAV Fleet) 구상을 소개하며, "2030년대 중반이면 인간이 탑승하지 않는 전투함이 해양의 주력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루이스 박사는 이어 "한국의 조선산업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품질과 생산 효율을 갖고 있다"며, "미 해군이 Leidos-Gibbs & Cox와 협력하는 차세대 전투함 설계체계에 한국 조선소의 기술이 접목된다면, 그것은 'AI 해전 시대의 이상적인 파트너십'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특히 미국 내 조선소 인프라 현대화 프로그램 (SIOP, Shipyard Infrastructure Optimization Program) 지연으로 신조·정비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며, "한국 조선소의 정밀한 공정관리·스마트 야드 기술이 미국 해군 현대화 전략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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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H. 루이스(Dr. David H. Lewis) 박사(前 미 해군 제독, 해군해상체계사령부 NAVSEA 사령관 역임)가 "미 해군은 이미 한화오션과 같은 K-조선 기업이 미국 내 조선소와 협력해 차세대 함정 건조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20251014. 사진=구필현 기자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루이스 박사는 "Leidos-Gibbs & Cox 모델은 설계, 디지털 트윈, AI 분석, 수명주기 관리까지 일체화된 'Total Naval Engineering' 체계"라며 "한국의 조선소들이 이 같은 설계-운용-정비 통합구조를 채택하면, 글로벌 해군시장 진출에서 미 해군과 동등한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美 해군 설계의 두뇌라고 불리우는 함정 설계에 특화된 레이도스(Leidos-Gibbs & Cox)
Leidos는 미국 최대의 방산·정보기술 통합기업으로, 국방부와 해군의 핵심 시스템 엔지니어링을 담당하고 있다. 그 자회사 Gibbs & Cox는 1929년 설립된 미국 대표 해군설계 전문기업으로, 미 해군의 구축함·연안전투함·상륙함 등 주요 함형의 설계 기반을 다져온 '해군 설계의 두뇌'로 불린다. 2021년 Leidos가 약 3억 8천만 달러에 Gibbs & Cox를 인수하면서, 양사는 설계+IT·센서·AI 융합이라는 새로운 해양전 플랫폼 개발체계를 구축했다. 현재 미 해군의 차세대 수상전투함(Next-Gen Surface Combatant) 프로젝트에도 공동 참여 중이다.

△ K-조선, 美 해군과의 전략적 제휴 모색해야
전문가들은 이번 한화오션의 행보가 단순한 신형함 공개가 아니라, 한국이 '설계·건조·운용·서비스'를 포괄하는 글로벌 해양방산 모델로 전환하는 신호로 본다. 특히 미 해군의 조선 인프라 재편 지연 속에, K-조선의 효율성과 스마트 야드 기술은 미국 측에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한화오션은 이에 맞춰 함정 설계, 시스템 통합, 유지보수까지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Global Smart Ship Alliance(GSSA)' 구상을 추진 중이며, 미국·NATO 해군을 대상으로 한 기술 교류도 확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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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무인화로 진화하는 미래 전장환경 대비하여 파랑관통형 선수와 텀블홈 선체를 갖춘 첨단 선형으로 설계된 미래형 전투 함정, 20251014, 사진=구필현 기자
△ "AI 해전의 동반자, K-조선의 시대 열린다"
루이스 제독은 마지막으로 "21세기 해전은 더 이상 톤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와 알고리즘의 전쟁"이라며 "Leidos-Gibbs & Cox가 미국의 두뇌라면, 한국 조선소는 세계의 손과 눈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화오션이 제시한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단순한 신무기 시연이 아니며, 인공지능(AI), 스텔스, 자율운항, 인간공학 설계가 결합된 이 플랫폼은 'AI 해전 시대, K-조선이 세계 해양의 조타실에 앉을 수 있음을 보여준 선언문'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한화오션의 이번 행보를 두고 "조선산업의 기술력과 방위산업의 작전철학이 결합한 사례"라고 평가한다. 한화오션의 차세대 전략 수상함은 더 이상 단순한 함정이 아니다. 그것은 AI 해전 시대를 이끌 'K-해양전투체계'의 실체이며, 한국이 세계 해양안보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첫 신호탄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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