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손실·인건비 급등 여파…“세계 명소의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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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더타임스는 15일(현지시간) 파리 시의회가 에펠탑 운영 적자를 메우기 위해 입장료 추가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에펠탑 입장료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최상층까지 오를 경우 36.10유로(성인 기준 약 6만원)로, 이미 지난해보다 약 18% 오른 수준이다. 그럼에도 프랑스 회계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에펠탑은 지난해 850만 유로(약 141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2031년까지 누적 손실이 3100만 유로(약 513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감사원은 운영사 SETE가 유지·보수 비용을 지나치게 낮게 잡았다고 지적했다. 에펠탑은 금속 부품에만 18만 개와 볼트 250만 개로 구성돼 있으며, 부식 방지를 위한 재도장과 구조 보강에 막대한 비용이 든다.
2018년 재도장 예산은 당초 5000만 유로로 책정됐으나 실제로는 세 배에 가까운 1억4200만 유로가 투입됐다. 북쪽 탑 엘리베이터 개보수 역시 3200만 유로가 계획됐지만, 최종 비용은 5830만 유로로 불어났다.
인건비 부담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에펠탑 운영사 직원 441명의 인건비는 2019년 2590만 유로에서 올해 3230만 유로로 늘었다. 직원 평균 연봉은 7만2317유로(약 1억500만원), 단순직 근로자도 보너스를 포함하면 평균 4만9000유로(약 7200만 원)를 받는다.
감사원은 "비슷한 근무 조건의 의료·공항 근로자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공휴일 근무 시 일당의 3배를 지급하고, 쉬더라도 2배의 수당을 받는 등 복지 혜택이 과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여기에 코로나19 봉쇄로 인한 타격도 컸다. 운영사는 팬데믹 기간 동안 약 1억4900만 유로의 수입이 증발했으며, 여전히 재정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방문객 유치를 확대하려 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당초 2031년까지 방문객을 740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었으나, 과잉 관광(오버투어리즘)에 대한 시민 반발로 목표치를 660만 명으로 낮췄다.
결국 입장료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파리 시의회는 "에펠탑 요금 체계 조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프랑스 RMC 라디오 진행자 파스칼 드 라 투르 뒤팽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 하나가 적자를 낸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