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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미관세 이견 좁히는 중”…속도 내되 국익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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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5. 10. 17. 00:00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와 관련,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협상할 예정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6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
한국과 미국 양국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관세 협상 타결에 바짝 속도를 내고 있다. 양국 정부가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간의 만남에 앞서 합의 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은 최대 쟁점인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펀드 조성과 관련한 이견 조정에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미국으로 향했다. 이로써 이미 미국에서 협상을 진행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등 우리 측 통상라인 수장이 모두 워싱턴에서 총력전을 펼치게 됐다. 김 실장은 이날 출국에 앞서 "(협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김 실장은 또 "우리가 목표로 하는 APEC 한·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준비하기도 적절하다"고 밝혔다. APEC 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은 것이다.

김 실장 등이 백악관 관리예산국(OMB·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을 직접 방문할 예정인 것도 협상이 '절차적 수순'만 남기고 있다는 예측을 낳게 한다. OMB는 미 대통령의 예산 관리와 행정부 정책 집행을 감독하는 기관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이 이곳에서 합의문의 행정적 문구를 최종 조율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한국과의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며 "향후 열흘 내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제계도 적극 힘을 보태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별장으로 알려진 '마러라고 리조트'로 총출동한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 초청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골프 회동 가능성이 있어 재계의 큰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이 늦어지면서 우리 기업들이 대미 자동차 수출 25% 관세 등 품목별 고율 관세를 적용받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사실이다. 또 중국의 한화조선소 등 우리 기업 때리기로 이래저래 이중고에 빠져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의 타결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또다시 "한국이 3500억 달러를 선불(up front)로 내기로 했다"고 거론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서두르기만 하다가는 자칫 미국의 페이스에 말릴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 대통령의 "(관세협정에) 합의했으면 탄핵당했을 것"이라는 언급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오직 국익 기준에 맞춰 국가 미래를 위한 정당한 협상 타결을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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