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동기 대비 39.1% 급증
사상 최대, 미 압박 직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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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다 앞서 TSMC는 3분기 잠정 매출을 9900억 대만달러로 제시한 바 있다. 이 역시 전년 대비 30% 증가한 역대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매출 대비 순이익이 거의 50%에 가깝다는 계산은 바로 나온다. 그야말로 경이적인 이익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베이징의 한 ICT 업체에 근무한 바 있는 대만 사업가 류잉판(劉英範) 씨는 "이번 실적은 당초의 시장 예측을 뛰어넘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 정도일 줄은 예상 못했다. AI 애플리케이션에 사용되는 반도체 수요 급증의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을 비롯한 일부 외신 역시 이번 실적과 관련, "애플과 세계 최대 규모의 칩 설계업체들을 고객사로 둔 TSMC가 향후 몇 년 안에 1조 달러 돌파가 예상되는 AI 인프라 투자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더불어 "이런 투자 열풍과 기술주 가치의 급격한 상승은 주류 AI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지속성이 부재했던 닷컴 버블과도 비교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러나 TSMC의 승승장구에 제동을 걸 부정적인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계속 대만을 향해 칼끝을 겨눌 경우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물론 미국에 수출되는 대만 반도체는 20%의 관세가 부과되는 다른 수출품들과 달리 면세 혜택을 받고 있는 만큼 여유만만의 입장이라고 해야 한다. 반도체에 관한 한 대만이 갑, 미국이 을이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하워드 루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만 반도체 생산능력의 50%를 미국으로 옮기자는 내용의 구상을 제시한 것은 무엇보다 이런 현실을 잘 말해준다. TSMC가 지난 3월 미국 애리조나에 1650억 달러를 투자, 반도체 공장 6개와 패키징 시설 2개, 연구센터 1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한 것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TSMC가 미국 언론으로부터도 진격의 거인으로 불리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