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샷빨 중심’ 발로란트 11.08 패치에 딱 맞는 QcK Pro 컨트롤 패드 한 달 사용기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1017001427517

글자크기

닫기

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0. 17. 14:40

QcK Pro 컨트롤 패드. /김휘권 기자
e스포츠 주변기기 명가 스틸시리즈가 지난 8월 6일 QcK Pro 컨트롤 패드를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지난 3월 선보인 스피드·밸런스 버전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긴 출시 텀의 배경에는 컨트롤 버전의 독특함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실제 컨트롤 패드를 한 달간 사용해보니 매력이 뚜렷했다.

포장을 뜯는 순간부터 제품의 격이 달라졌음을 직감했다. 돌돌 말린 형태가 잠시 우려를 낳았으나, 책상에 펼치자 순식간에 평탄해지는 복원력은 소재 밀도의 차이를 보여주는 첫 신호탄이다.

3.5mm 두께의 초고밀도 네오프렌 베이스를 손으로 눌러보니 적절한 탄성과 견고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감촉이 전해졌다. 책상 위에 올려놓고 양손으로 밀어봐도 1mm조차 움직이지 않는 접지력은 격렬한 마우스 조작 중 패드 밀림 걱정을 원천 차단했다.
스티치 마감이 훌륭하다. 평평한 책상에 딱 붙는다. /김휘권 기자
표면보다 낮게 설계된 스티치 마감 역시 인상적이다. 과거 QcK 시리즈 사용자들이 빈번히 지적했던 가장자리 올 풀림과 손목 걸림 현상을 동시에 로우 프로파일 설계로 해결한 모습이다. 촘촘한 스티치 간격과 정교한 마감 품질은 장기 사용 시 내구성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승부처는 표면이다. 사실 팔을 올린 순간 예상과 다른 감촉에 당황했다. 마이크로 텍스처로 직조된 표면은 의도적으로 거칠게 설계됐고 까끌까끌한 질감은 부드러운 천 소재에 익숙한 사용자에게 낯설게 다가온다.

첫인상만으로는 이게 정말 프리미엄 제품인가 싶은 의구심마저 든다. 하지만 사용할수록 거친 표면이야말로 QcK Pro 컨트롤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느꼈다.

발로란트를 플레이하자 표면 설계의 의도가 명확히 드러났다. 마우스를 움직이기 시작할 때는 생각보다 적은 힘이 소요되지만, 일단 움직임이 시작되면 강력한 저항감이 즉각 발생한다.

정적 마찰계수는 낮추고 동적 마찰계수는 높인 설계 덕분에 미세 조준 시작은 부드러우면서도 목표 지점 도달 후에는 칼같이 멈춰서는 경험을 제공한다. 이론적으로는 이해했지만, 실제 게임에서 체감하는 차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대치 상황에서 조준선 흔들림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기존 사용하던 범용 마우스패드에서는 손 떨림 때문에 미세하게 흔들리던 크로스헤어가, 컨트롤 패드 위에서는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고정됐다. 적이 예상치 못한 위치에서 등장해 급격히 마우스를 회전해야 하는 순간에도 의도한 지점에 정확히 멈춰서는 제동력은 클러치 상황 등 승률 향상에 기여했다.

흥미로운 점은 플레이 스타일의 변화를 유도한다는 사실이다. 강력한 제동력 때문에 자연스럽게 신중한 조준과 정확한 원탭을 선호하게 되며, 난사보다는 정밀한 헤드샷 중심 플레이로 전환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발로란트 11.08 패치부터 스킬 사용보다 소위 '샷빨'의 중요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제격이다. 
QcK Pro 컨트롤 패드와 밸런스 패드. /김휘권 기자
지난 3월 출시된 스피드와 밸런스 버전과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하다.

스피드는 낮은 마찰력으로 빠른 회전과 넓은 커버리지에 유리하지만, 정밀 조준 시 미끄러지는 느낌 때문에 의도치 않은 오버슈팅이 발생하기 쉽다. 밸런스는 스피드와 컨트롤의 중간 격으로 무난한 편에 속한다.

반면 컨트롤은 확연히 다른 사용감을 제공한다. 빠른 플릭 동작에는 다소 답답할 수 있으나, 정밀도가 생명인 택티컬 슈팅에서는 타협 불가능한 선택지로 자리매김한다.

경량 마우스와의 조합 역시 시너지를 발휘한다. 가벼운 무게 덕분에 빠른 조작이 가능하지만, 때로는 지나치게 날렵해 정밀 제어가 어려운 단점을 지닌다.
QcK Pro 컨트롤 패드와 펄사 제품 마우스. 펄사 랩의 X2F는 38g, 텐즈 시그니처 에디션 47g이다. /김휘권 기자
그러나 QcK Pro 컨트롤의 높은 마찰력이 경량 마우스의 과도한 민감성을 적절히 억제해 속도와 정밀도의 균형점을 찾아낸다. 현재 게이밍 마우스 시장의 경량화 트렌드를 고려하면, 60g대 마우스 사용자에게 최적화된 선택지로 평가할 수 있다. 

여름철 장시간 게임으로 손에 땀이 차는 상황에서도 패드 표면은 빠르게 건조되며, 물티슈로 닦아낸 후 5분 이내 완전 건조되어 즉시 재사용이 가능하다.

손목을 올렸을 때 적당한 쿠션감이 느껴지면서도 지나치게 푹신하지 않아 마우스 컨트롤에 방해되지 않는 균형잡힌 두께 설계도 긍정적이다.

다만 표면 특성상 먼지 흡착력이 높아 검은색 바탕에 흰 먼지가 눈에 잘 띈다. 때문에 주기적으로 롤러 클리너를 사용하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거친 질감 때문에 초기 적응 기간 역시 필수다. 부드러운 패드에 익숙한 사용자는 초반에는 낯섦을 느낄 수 있으며, 일부는 팔 피부에 자극을 느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적응 이후에는 다른 패드로 돌아가기 어려울 만큼 강력한 중독성을 지니지만, 초기 진입 장벽이 존재하는 건 분명한 약점이다.

그럼에도 발로란트를 비롯한 택티컬 슈팅 게임에서 조준 정확도가 승패를 가르는 게이머라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 분명하다.
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