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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슨 기술 유출’ 디나미스 원, 8개월 수사 끝 검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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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승인 : 2025. 10. 17. 18:10

디나미스원.
'블루 아카이브' 개발 주역들이 설립한 디나미스 원의 핵심 관계자들이 넥슨게임즈의 미공개 프로젝트를 유출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17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디나미스 원 박병림 대표를 비롯한 관계자들을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지난 2월 압수수색으로 본격화된 경찰 수사가 약 8개월 만에 일단락되면서 이제 공은 검찰로 넘어갔다. 향후 기소 여부에 따라 본격적인 법정 다툼의 막이 오를 전망이다.

박 대표 등은 넥슨게임즈 재직 당시 개발하던 미공개 신작 'MX BLADE' 관련 핵심 자료를 퇴사 과정에서 무단으로 유출해 개발에 활용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나미스 원은 인기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의 성공을 이끈 핵심 개발진이 주축이 되어 세운 개발사로, 설립 초기부터 기대를 모았다.

박병림 대표는 '블루 아카이브' 일본 서버 PD를 역임했으며 양주영 시나리오 디렉터, 김인 아트 디렉터 등과 지난 2024년 4월 넥슨게임즈를 나와 디나미스 원을 설립했다.

이후 같은 해 8월 신작 '프로젝트 KV'를 공개했지만,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 등이 '블루 아카이브'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결국 디나미스 원은 프로젝트 공개 일주일 만에 개발 중단을 선언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유사성 논란은 넥슨게임즈의 프로젝트 유출 의혹으로 번졌고 지난 2월 경찰의 압수수색으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특히 넥슨게임즈 측은 이들이 퇴사 전부터 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MX BLADE'의 핵심 정보를 반출하기로 모의했으며, '블루 아카이브'의 향후 서비스에 피해를 줄 계획까지 세운 정황을 확인했다고 주장해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당시 넥슨게임즈는 "상호 신뢰가 생명인 게임 개발 환경의 근간을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디나미스 원은 압수수색 당시 "혐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며 의혹을 부인해왔으나 경찰은 약 8개월간의 수사 끝에 혐의가 입증된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검찰이 기소 결정을 내리고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형사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영업비밀 침해 시 최대 10년의 징역 또는 5억원의 벌금을, 산업기술보호법은 최대 15년의 징역형까지 규정하고 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이어질 민사 소송의 규모도 상당할 전망이다. 넥슨게임즈는 개발이 중단된 'MX BLADE' 프로젝트의 투입 비용과 '블루 아카이브'의 잠재적 매출 감소, 브랜드 이미지 훼손 등을 근거로 수십억 원대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기소 결정까지 수개월, 1심 판결까지는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사법부의 판단은 향후 게임 산업의 인력 이동과 지식재산권(IP) 보호 관행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법무법인 라움의 고희철 변호사는 "경찰의 기소 의견 송치는 혐의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확보되었음을 의미한다"며 "향후 검찰이 기소할 경우 재판에서는 유출 정보의 법적 보호가치(영업비밀·산업기술 해당 여부)와 행위의 목적성(부정경쟁 목적)을 둘러싼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본 형사사건의 판결은 피고인들의 처벌 여부를 넘어, 이어질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의 향방을 가르고 게임 산업의 IP(지식재산권) 보호 기준을 정립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휘권 플레이포럼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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