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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인권침해 대응 부서 축소에… 납북·억류 피해가족 ‘부글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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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용재 기자

승인 : 2025. 10. 16. 17:55

통일부 '납북자대책팀 폐지' 조직개편
"北의 반인륜적 계획납치 범죄 피해자
이산가족과 다른 접근 필요" 꼬집어
전쟁범죄 대응 등 전담조직 설치 촉구
국정감사에서 기관 보고하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통일부는 지난 14일 장관 직속의 납북자대책팀 폐지 등 조직개편안을 발표했다. /이병화 기자
통일부가 최근 조직개편안을 통해 장관 직속 '납북자대책팀'을 사회문화협력국 산하 '이산가족납북자과'로 통폐합한다고 밝히자 납북·억류 피해 가족들이 유감의 입장을 내놨다.

사안의 발생의 배경 자체가 본질적으로 다른 '이산가족'과 '납북·억류·국군포로' 문제를 통합해 관리한다는 정부의 안은 납북자 문제를 외면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피해 가족들은 이산가족 문제는 6·25전쟁으로 가족이 분리된 '인도적 사안'이고 납북자 문제는 북한에 의해 벌어진 '납치 범죄 사안'으로 구분해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납북·억류 피해자 가족들은 통일부에 납북·억류·국군포로 등을 전담하는 조직 혹은 '북한 반인도범죄 및 전쟁범죄 피해자 지원과' 등의 별도 설치를 요구하고 있다.

이성의 (사)6·25전쟁납북인사가족협의회 이사장은 16일 "납북자들은 전쟁, 자발적 이주 등으로 발생한 이산가족들과 달리 철저히 개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끌려간 피해자들이자 북한의 반인륜적 계획납치 범죄의 피해자"라며 "납북자 전담조직 폐지는 통일부의 인식부족과 자국민 보호에 대한 의지의 허약성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의 전후 납북 피해자 가족은 "개편 조직에 '납북'을 붙여서 진보 정부로서는 나름 신경 썼다고 보지만 실질적인 해결은 안 해놓고 그냥 조직만 합쳐놓은 꼴"이라며 "이산가족 문제와 납북 문제는 사안 자체가 다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북한에 억류돼 있는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씨는 "납북자대책팀 폐지 소식을 듣는 순간 우리는 또다시 국가로부터 잊혔다는 절망을 느꼈다"며 "정부가 이 문제를 더 이상 우선순위로 두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들린다"고 토로했다.

최씨는 이어 "납북자대책팀은 단순한 행정조직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최소한의 약속이었다"며 "납북자 문제는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한 역사적 책임이며 북한 인권 침해에 맞서야 할 국제적 과제"라고 했다.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씨는 정부로부터 납북자대책팀 폐지와 관련한 어떠한 설명도 들은 바 없다며 "아쉽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씨는 "저와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전담 조직이 폐지됐다는 소식이 아쉽고 안타깝다"며 "이산가족납북자과는 전담 조직이 아니기 때문에 관련 업무를 진행하는 데 있어 과거보다 힘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이산가족납북자과'가 향후 어떻게 활동할지 일단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6·25전쟁 전후로 납북된 피해자는 10만여 명에 이르며 돌아오지 못한 전후 납북자의 경우 516명이다. 또한 북한에는 김정욱(2013년), 김국기(2014년), 최춘길(2014년) 선교사를 포함해 한국 국민 6명이 억류 중이다.
목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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