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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여름에도 익는 딸기…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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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5. 10. 17. 09:37

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 약 5000평 규모
냉난방 공조 시스템…사계절 딸기 생산 가능
로봇활용…3년 내 수확·포장 과정 자동화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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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 재배동./이창연 기자
"사계절 내내 딸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대규모 생산·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글로벌 청과회사로 도약할 것입니다."

지난 15일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 있는 에스피아그리의 첨단 스마트팜 현장에서 박대성 스미후루코리아·에스피아그리 대표는 이같이 말했다. 이날 견학한 스마트팜은 '전형적 농장'의 풍경과 거리가 멀었다. 외형은 온실이지만 내부는 공장에 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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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 내 냉난방 공조 시스템./이창연 기자
재배동 내부는 프리바(PRIVA)의 온실 환경제어 시스템과 블루 라딕스(Blue Radix)의 인공지능(AI) 온실 자동제어 시스템이 핵심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태양광 차광과 보온을 동시에 노리는 3중 스크린, LED 보광, 공기열 히트펌프, 대형 가습·냉방 시스템이 결합돼 딸기 재배에 최적화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고온다습한 여름에도 딸기 재배가 가능하다.

기존의 1단 재배와 달리 이곳은 2단을 기본으로 5단·6단 수직 재배 실험을 병행한다. 수직 6단의 경우 평당 약 75주, 5단 식물공장 타입은 평당 최대 100주를 식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박 대표는 "좁은 국토에서 생산성을 확보하려면 수직 재배는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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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 재배동에서 테스트 중인 '옴니파머(딸기 수확 로봇)'./이창연 기자
에스피아그리는 자동화에도 진심이다. 재배동에서 AI 농업 로봇 스타트업 메타파머스와 손잡고 수확 로봇인 '옴니파머'를 시험 운용 중이었다. 옴니파머는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익은 딸기를 선별·수확하고 크기별로 분류해 창고로 이송하는 과정을 수행한다. 이규화 메타파머스 대표는 "로봇을 활용할 시 인건비의 40~5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며 "AI 학습을 통해 꽃·잎 개수, 열매의 숙도까지 분석해 생산량을 예측하는 데이터농업으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딸기는 오전에 수확해야 당분이 응축돼 가장 맛있다"며 "로봇을 활용해 인간이 쉬는 시간대에도 작업을 진행할 수 있어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채류는 손이 많이 가 생산 비용 중 절반 이상이 인건비"라며 "2~3년 안에 수확과 포장 과정의 자동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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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아그리가 선보인 '눈꽃딸기'와 '삼색딸기'./에스피아그리
에스피아그리는 지식재산(IP) 기반 프리미엄 품종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현재 토쿤(복숭아딸기), 흰딸기(눈꽃딸기), 금실, 아카샤노 키요카 등 고당도·향 특화 품종을 도입해 조직배양과 육묘 단계에서 품질을 관리 중이다. 회사의 전략은 '품종 개발→조직배양·육묘→대규모 재배→스미후루·에스피프레시 유통망을 통한 유통·수출'로 이어지는 수직화다.

스미후루 그룹은 본사가 싱가포르에 있는 글로벌 청과기업으로, 바나나·파인애플 중심의 대규모 생산·유통망을 보유하고 있다. 스미후루코리아의 관계사인 에스피아그리는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공급뿐 아니라 해외 수출을 노린다. 특히 사업 핵심 전략으로 꼽는 라즈베리·블랙베리 등은 국내 생과 수입 규제 때문에 경쟁이 적어 '틈새 시장' 공략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보유중인 라즈베리와 블랙베리의 품종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오는 2027년부터 본격 증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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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 재배동 내 설치된 LED인공광./이창연 기자
에스피아그리의 목표는 명확하다. 내년 목표 생산량을 약 250톤으로 세우고 오는 2028년까지 대규모 생산·유통 시스템을 구축해 재배면적을 6만평으로 늘릴 계획이다. 또한 2039년까지 100만평의 재배단지를 조성해 연매출 5000억원 이상의 글로벌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R&D) 강화, 품종 라이선스 확보, 자동화 기술 안정화가 관건이라고 회사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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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박대성 스미후루코리아·에스피아그리 대표가 충남 서산시 운산면에 위치한 에스피아그리 스마트팜에서 발표하고 있다./이창연 기자
박 대표는 "우리는 기술로 기후 제약을 제거하고 자동화로 인건비 구조를 바꿔 농업을 산업으로 바꾸려 한다"며 "여기서 만들어진 과일을 스미후루의 글로벌망으로 보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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