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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판매잔고 1000조 돌파… 정책 수혜 ‘테마형’ 잇따라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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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5. 10. 19. 17:55

AI·바이오 등 정부 육성 산업군 투자
국내 성장기업 선별… 수익률 상승세
금리인하 기대에 중장기채 펀드 인기
"장기 투자 늘어… 제도 변화 관심을"
국내 펀드 판매잔고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법인과 개인의 자금 유입이 꾸준히 이어지는 가운데 자산운용사들은 인공지능(AI)·방산·중장기채 등 다양한 테마형 펀드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연말까지 투자자들의 수요가 커질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정부 정책과 연계된 상품 출시로 장기 투자 자금도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펀드 전체 판매잔고는 1002조98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872조8000억원)보다 130조2000억원(14.9%) 증가한 수치다. 펀드 판매잔고는 주식시장에 거래되는 ETF(상장지수펀드)·부동산펀드 등을 제외하고,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의 영업점 및 온라인 채널을 통해 판매된 펀드 규모를 뜻한다.

공·사모 유형별로는 공모펀드가 69조5000억원 늘어난 302조5000억원, 사모펀드는 60조6000억원 증가한 700조원을 돌파했다. 펀드 유형별로는 단기금융펀드(MMF)가 224조원으로 전체 판매 비중의 22.4%를 차지했고, 부동산펀드(185조원)와 채권형 펀드(172조원)가 뒤를 이었다.

이에 자산운용업계는 펀드시장의 '1000조 시대'에 맞춰 정책 수혜, 신성장 산업, 금리전환 등 트렌드에 부합하는 상품 출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순모 KB자산운용 상품전략본부장은 "올해 4분기는 금리 인하, 정책 변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확산, 글로벌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시기"라며 "채권·주식·자산배분형 전략을 균형 있게 활용해 단기 변동성 관리와 중장기 성장 기회를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신성장 산업 테마 신상품

지난 7월 23일 출시된 KB자산운용의 'KB 새로운 대한민국' 펀드는 순자산 1050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펀드는 정부의 산업 육성 기조와 자본시장 활성화 흐름에 맞춰 설계된 상품으로, 인공지능(AI)·바이오·콘텐츠·방산·에너지·제조업 등 6대 전략 산업군에 집중 투자한다.

포트폴리오는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구성되며, ESG 요인을 반영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업을 선별한다. 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감이 큰 지주회사 및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저평가 우량주도 포함해 안정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한다.

주요 편입 종목은 지난달 17일 기준 SK하이닉스(13.19%), 한화에어로스페이스(3.65%), LG에너지솔루션(3.47%), HD현대미포조선(3.11%), 알테오젠(3.11%), 산일전기(3.01%), 와이지엔터테인먼트(2.93%) 등이다. 1개월 수익률은 8.81%, 설정 이후 수익률은 지난 16일 기준 12.27%를 기록했다.

NH-Amundi자산운용은 한국 경제의 3대 대전환을 겨냥한 '성장주도코리아 펀드'를 지난 14일 선보였다. 정부의 '코스피 5000' 비전과 자본시장 제도 개혁에 발맞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산업군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다.

NH-Amundi자산운용은 AI 대전환(AX), 자본시장 대전환(CX), 친환경 대전환(GX)을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동력으로 규정했다. 팀 기반 액티브 운용을 통해 이를 주도할 국내 최선호 기업에 선별 투자하겠다는 전략이다. 순자산은 256억원에 이른다.

◇금리인하 기대에 채권형 펀드도 인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내온 중장기채 펀드에도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2019년 출시된 흥국자산운용의 '흥국 중기 국공채 증권투자신탁'은 지난 4월 대상 투자자를 전문투자자에서 일반투자자로 확대하며 자금 유입세가 강화됐다. 지난 15일 기준 순자산은 1조원을 돌파했으며, 국내 공모 중장기채 펀드 가운데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이 펀드는 평균 만기를 5~6년 수준을 유지해 기준금리가 하락할 경우 금리 변동에 따른 자본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다. 수익률도 우수하다. 흥국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1년 기준 수익률은 동종 펀드 상위 4%, 2년은 상위 2%, 3년은 상위 1%를 기록했다.

이 외에도 대신증권은 오는 24일 국고채와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대신 국채분할매매&고배당주30 목표전환형 펀드'를, 유진투자증권도 같은 날 정책수혜주 및 포스트IPO 종목에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 '유진 챔피언 코리아마켓리더 목표전환형 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을 출시한다. 삼성자산운용은 오는 31일 국내채권·국내테마 ETF에 자동 투자하는 '삼성 알아서투자해주는 EMP목표전환형 펀드 제5호'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반기 펀드 시장은 다양한 투자 수요를 반영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기업 거버넌스 개선, 연금 및 ISA 등 세제혜택 계좌 확대 등 정책 변화가 펀드 시장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특히 장기 투자 자금이 점차 늘어나고 있어, 투자자들은 정부 정책과 연계된 상품과 제도 변화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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