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거래 발생 땐 즉각 대응 조치
유흥 밀집한 강남역 인근 주취 대응도
전재근 지구대장 "초동 조치 완벽 철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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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은 한국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다. 그만큼 사건·사고도 끊이지 않는다. 서울 강남경찰서 산하 유일 지구대인 역삼지구대는 강남 한복판에서 하루도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다. 관할 구역은 강남역부터 선릉역까지, 낮에는 직장인과 학생으로 붐비고 밤에는 유흥객과 외지인으로 뒤섞이며 치안 수요가 급증한다.
특히 선릉역 일대는 '다단계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투자 사기 조직의 주 무대다. 이 일대는 고속터미널 접근성이 좋아 지방 거주 노인층 유입이 쉽고 단기로 이용 가능한 업무용 건물이 밀집해 있다. 이들은 그럴듯한 임대 사무실을 마련해 은퇴자·주부·고령층 등에게 투자를 유도한다. 이후 일정 기간 수당을 지급하다가 어느 날 사무실을 폐쇄하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범죄를 저지른다.
국가통계포털(KOSIS) 경찰청범죄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2만5239건의 지능범죄 중 '사기'가 2만280건을 차지했다. 선릉역 인근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는 A씨는 "깔세(단기 임대로 전대차 계약을 맺을 때 사용하는 은어) 문의가 유독 많은데, 명함도 없이 '투자 설명회를 연다'는 말만 하고 계약을 서두르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일선에 있는 역삼지구대는 이런 수법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빌딩 관리인·공인중개업계와의 협조 체계를 구축해왔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과 합동 점검을 실시하며 의심 거래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재근 역삼지구대장(경감)은 "지난 6~7월 무렵부터 문제 업소들의 임차를 막기 위한 조치를 강화해 관련 신고가 크게 줄었다"며 "다단계 사기 홍보·예방 활동이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유흥시설이 밀집한 강남역 일대는 밤 시간대 주취 소란, 분실 신고, 층간 소음, 배달 오토바이 난폭 주행 등 생활형 신고가 끊이지 않는다. 금요일 밤부터 주말 새벽까지는 인파가 급증하며 지구대 출동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게 역삼지구대 측 설명이다. 이에 최근 순찰에 무인 자율주행 로봇 '딜리(Dilly)'를 투입해 기초질서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치안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
전 지구대장은 "역삼지구대는 112 신고에 즉각 대응하고 초동 조치를 완벽하게 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강남은 유동인구가 많은 만큼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시민들도 스스로 안전에 유의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피해가 발생했을 때는 주저하지 말고 112에 신고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