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데이터, 소재 등 포트폴리오 강화
계열사, 스마트변전·전력망 수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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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글로벌 각 국은 자국 중심의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을 추진하면서, 데이터센터·전력망·에너지 저장장치(ESS) 등 물리 인프라의 중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전력 공급과 전송을 담당하는 LS그룹이 작정하고 대대적 사업 확장에 나서는 배경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S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LS 주가는 5% 이상 상승 마감했다. 최근 오너일가가 자회사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지배력 강화 행보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재 오너일가의 LS 지분율은 약 32.6%, 자사주 비중은 14% 수준이다.
LS오너일가는 최근 LS전선 자회사인 LS에코에너지 보유 지분 약 6%를 매각했다. 단순한 지분 정리라기보다, 확보한 자금을 그룹의 지주사인 ㈜LS 지분 매입에 활용해 경영권을 안정화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LS그룹은 자사주를 소각하는 한편, 대한항공을 상대로도 65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를 발행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호반그룹이 ㈜LS 지분을 약 5% 가량까지 확보하며 경영권 위협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오너일가가 집결하는 계기가 됐다. 호반그룹은 3% 안팎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주주총회 소집권, 장부열람권, 이사·감사 해임청구권 등 핵심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외에 팬오션 등도 합세해 지분을 매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응해 오너십 결속이 강화되는 가운데, 그룹 실적 또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S는 올해 3분기 24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산된다. 1분기부터 누적 기준으로 약 8000억원 수준의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으로 전략은 비장하다. 그룹은 AI 인프라 전환기에 맞춰 전력·데이터·소재 등 핵심 인프라 영역을 묶는 '통합형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전망이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최근 "국제 정세가 빠르게 바뀌는 시기에 기회를 선점하려면 산업 구조 변화의 속도를 읽어야 한다"며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가 전력 산업인 만큼 LS에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기도 하다.
핵심은 전력망과 데이터센터, 소재를 아우르는 AI 인프라 생태계 구축 속도전이다. LS일렉트릭은 AI 기반 전력망 관리 솔루션과 스마트 변전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LS전선은 초고압 해저케이블·데이터센터 전력망 구축 프로젝트를 잇달아 수주 중이다. LS MnM 또한 2차전지용 동박 등 AI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개선에 필요한 소재 공급망을 확대하며 생태계 내 역할을 넓히고 있다.
재계에선 오너십 결속과 지배구조 강화는 단순한 경영권 방어를 넘어, AI 인프라 등 미래 성장 사업에서의 투자와 확장에 매진할 수 있는 배경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배구조 안정화는 그룹의 각종 의사결정 속도와 유연성을 높이고, 그룹 차원의 역량과 재원을 온전히 경영에 투입할 수 있게 하는 기본이자 핵심이라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