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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사는 단순히 인물 교체 이상의 의미를 갖습니다. 노동정책실과 고용정책실은 각각 근로시간·임금·노사관계, 그리고 고용서비스·직업훈련·청년고용정책을 총괄합니다. 정책실 결정이 곧 정부 고용·노동정책의 노선을 정하는 만큼, 이번 인사를 통해 노동부의 정책 방향을 실질적으로 설계하는 실장단에 여성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셈입니다.
같은 시기 기획조정실장에는 손필훈 고용서비스정책국장이 승진했고, 김유진 노동정책실장이 1급 직위인 중앙노동위원회 상임위원·사무처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결과적으로 노동부 상층부는 정책 분야에서 여성, 조정·관리 분야에서 남성 인사가 포진하는 구도로 재편됐습니다.
이번 인사는 문재인 정부 시절 박성희 전 기획조정실장이 1급에 오른 이후 3년 만의 여성 1급 복귀이기도 합니다. 당시엔 상징성이 강조됐지만, 이번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흐름 속에서 여성 간부들이 중심으로 올라왔다는 점이 다릅니다. 내부에서는 "능력으로 검증된 인사"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인위적인 '여성 인사'보다는 실적과 역량을 인정받은 결과라는 것입니다.
노동부의 여성 고위직 확대는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현옥·임영미 실장에 더해 이민재 산업안전보건정책관도 1급 승진 후보군으로 꼽히는 대표적 여성 국장입니다. 노동부의 일반직 여성 비율은 57%에 이르며, 본부 과장·팀장급 가운데 42%가 여성입니다. 중간관리층에서부터 여성의 존재감이 뚜렷해지면서, 향후 실장급 이상 보직에서도 여성 발탁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이 같은 변화는 노동부가 전통적인 남성 중심 부처라는 인식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내부에서는 "이제 여성 간부가 낯설지 않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올 만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정책의 중심에 여성 간부가 자연스럽게 자리하는 시대. 노동부의 이번 인사는 의미 있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균형'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다양성'으로 옮겨가는 행정 조직의 흐름, 그 출발점이 바로 이번 여풍의 핵심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