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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 2016년까지 러시아에 파견돼 북러 경제협력, 러시아 소재 국영기업 관리,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관련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6년 탈북한 김 전 부대표는 이날 2025 서울 북한인권세계대회 일환으로 개최된 'NK INSIDER 포럼'에 참석해 처음으로 공개 증언에 나섰다.
김 전 부대표는 "러시아에는 북한 노동자 파견 회사가 70개 내지 80개가 있다"며 "러시아에는 2만 8000여 명 정도의 북한 노동자들이 러시아 전역의 도로 건설 현장과 의류 공장, 수산물 가공 공장에서 매일 16시간 이상의 강제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증언했다.
특히 러시아에 파견된 노동자들은 20여 명 단위로 컨테이너 안에서 합숙하며 북한 당국의 감시를 받으며 생활한다며 개인 돈벌이를 위해 대열을 이탈했던 북한 노동자가 엄중히 처벌 받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김 전 부대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건설 사업에 동원된 2명의 건설 노동자가 개인돈벌이를 위해 이탈했다가 도주 혐의자로 간주돼 당시 국가보위부에 의해 체포, 현장 감금된 사건이 있었다"며 "보위부는 이들을 도주 우려 때문에 팔다리를 모두 고정시킨 채 본국으로 송환했다"고 밝혔다.
김 전 부대표는 본지와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에 파병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는 러시아에 있는 노동자 규모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며 "군인들도 러시아 건설현장에 파견된다"고 말했다.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에 대해서는 "한 달에 100~150달러도 받지 못하고 대부분을 당국에 바쳐야 한다"며 "그래서 러시아 파견 노동자들이 현장을 이탈해 개인 돈벌이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대표는 지난 2016년 자신이 연좌제로 인한 처벌 우려로 탈북했다고 밝혔다. 친척이 성경책을 접했다는 이유로 처벌을 받자 관련 가족과 친척들이 평양에서 추방됐고 이에 따라 자신도 평양 소환을 통보받았다는 것이다.
김 전 부대표는 "추방당한 친척들이 어디로 갔는지, 김 씨 일가에 충성을 다했던 제 부모님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며 "러시아에서 김정은에게 선물을 올리고 수만 달러를 상납하며 충성을 다했지만 이런 처분이 내려진 것에 대해 환멸을 느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