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백컨벤션센터 주변 철제 펜스·검색대 설치 경찰 '갑호 비상' 발령…시내 주요 도로 11월 1일까지 단계적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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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 APEC 정상회의장 앞에 펜스가 설치된 가운데 관계자 차량이 이동하고 있다. /김남형 기자
28일 오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 보문관광단지 주변은 고요했다. 평소 관광객과 차량으로 붐비던 호숫가 도로는 텅 비었고, 인도 위에는 정적만 흘렀다
오는 31일 정상회의가 열릴 화백컨벤션센터 앞은 인도를 따라 2.4m 높이의 철제 펜스가 세워져 있었다. 펜스 안쪽 경비원들은 오가는 사람들의 APEC 신분증을 확인하며 출입을 통제했고, 입구에는 공항 출국장에서나 볼 수 있는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 검색대가 설치돼 삼엄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화백컨벤션센터 건너편 미국 방문단이 머무는 힐튼경주호텔은 로비 입구에 2m가 넘는 두꺼운 가림막을 설치해 외부에서 내부가 보이지 않도록 했고, 다른 호텔들도 건물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관계자 외 출입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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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경북 경주시 화백컨벤션센터 APEC 정상회의장 출입구 앞에 금속탐지기와 엑스레이 검색대가 설치돼 있다. /김남형 기자
도로에선 간간히 검은색 의전차량들이 사이드카와 경찰 순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줄지어 이동했다. 차량에는 각국 국기와 영문 약칭이 표시된 번호판이 부착돼 있었고, 교통경찰이 주요 교차로마다 배치돼 차량 흐름을 통제했다.
보문단지 일대 상인들은 "찾는 사람도 줄었고, 보문단지 전체가 숨죽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단지 내 주요 숙소들은 행사 기간 전면 통제됐다. 주요 호텔들은 27일부터 일반 투숙객을 받지 않고 APEC 관계자들만 숙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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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북 경주시 보문관광단지 내 힐튼경주호텔 앞에서 경찰 차량이 순찰을 돌고 있다. /김남형 기자
경찰은 28일 0시를 기해 경북 전역에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령인 '갑호 비상'을 발령했다. 갑호 비상은 모든 경찰관의 휴가를 중지하고, 가용 인력을 전면 투입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경비 단계다. APEC 기간 하루 최대 1만9000명의 경찰력이 동원돼 주요 행사장과 숙소, 도심 주요 도로가 전면 통제된다. 회의장 주변 상공은 비행금지구역으로 지정됐으며, 드론 위협에 대비해 무력화·격추 장비가 배치됐다. 경찰특공대와 기동대, 육군 장갑차가 회의장과 숙소 주변에 배치돼 외부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29일부터는 시내권 주요 도로도 통제된다. 11월 1일 오후 2시까지 경주톨게이트에서 보문단지로 이어지는 서라벌대로·산업로·경감로·보문로 등 도로의 일반차량 통행이 일시적으로 전면 제한된다. APEC 참가국 정상 차량 이동 등 행사 진행과 경호를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