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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로 입증”...퇴직연금 시장, AI 로보어드바이저 경쟁 ‘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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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라 기자

승인 : 2025. 10. 29. 18:07

일임형 RA 운용액 1兆 돌파…
수익률 격차 심화에 증권가 기술 고도화
2025102801001862700110461
/NH투자증권.
주요 증권사들이 인공지능(AI) 기반 '로보어드바이저(RA)' 운용 경쟁에 본격 돌입했다. 최근 6개월간 일부 상품이 코스피 수익률을 크게 웃돌면서 AI 알고리즘의 성능이 퇴직연금 시장의 새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시장 변동성을 실시간 반영하는 알고리즘의 정교함이 실제 수익률로 이어지면서 AI 운용 성과가 곧 증권사 경쟁력을 가르는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다.

28일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테스트베드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RA 운용 규모는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금융당국이 개인형퇴직연금(IRP)에 한해 '일임형 RA'를 허용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일임형 RA는 투자자가 자산 배분을 직접 결정하지 않고 AI가 자동으로 운용하는 방식으로, 낮은 수수료에 전문가 수준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정원태 코스콤 로보어드바이저테스트베드 사무국장은 "퇴직연금 일임형 RA의 등장이 시장의 성장 국면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RA 시장의 선두는 NH투자증권이다. 테스트베드에 등록된 170개 적극투자형 퇴직연금 RA 중 'NH DNA 퇴직연금 Econex P'는 최근 6개월간 수익률 61.03%로 1위를 기록했다. 이어 'NH DNA 퇴직연금 Floopin P'가 58.75%로 2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약 5%, 10% 안팎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시장 평균을 크게 웃도는 성과다. 삼성증권의 '삼성 퇴직Robo ETF형 P'는 56.46%로 3위를 차지했다.

증권사들은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AI 자산운용 시스템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로 은행 자금이 증권사로 유입되면서 경쟁은 더욱 가열되는 양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6월 'ISA 로보어드바이저'를 출시하고 이를 퇴직연금 자산에도 적용, 연금 운용자산 50조원을 돌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AI·빅데이터 기반 자산배분 모델을 강화했고 키움증권은 투자성향별 ETF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키우GO'를 앞세워 시장 확대에 나섰다. KB증권도 최근 '퇴직연금 로보투자일임 서비스'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실물이전 제도 시행으로 은행 자금이 증권사로 유입되면서 AI 운용 서비스의 경쟁이 본격화됐다"며 "AI 알고리즘 성능이 향후 증권사별 퇴직연금 수익률과 브랜드 신뢰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알고리즘의 한계와 투자자 유의점을 지적한다. RA는 과거 시장 패턴을 중심으로 학습하기 때문에 예측 불가능한 국면에선 판단력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알고리즘 구조와 데이터 입력 방식이 증권사별로 달라 리스크 대응 수준에도 차이가 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AI가 객관적 의사결정을 돕는 것은 분명하지만 비정상적 시장 상황에서는 인간의 개입과 리스크 점검 절차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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