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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5년에 中 1인당 GDP 선진국 목표,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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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10. 29. 14:28

2035년에 2만3000 달러 목표 제시
WB 기준 선진국 문턱 넘는다 자신
매년 5% 성장해야 가능, 어려울 듯
선진국
중국의 경제 규모가 계속 커진다는 사실을 웅변해주는 한 매체의 그래픽. 리창 총리를 필두로 하는 경제 당국자들 역시 2035년에 1인당 GDP가 선진국 문턱을 넘는 수준에 이르도록 목표를 정했다. 그러나 달성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징지르바오.
중국이 2035년에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1인당 GDP(국내총생산)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으나 달성은 상당히 어려울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경제의 최대 장애물로 꼽히는 대미 관세 및 무역전쟁이 조속히 종식돼야만 어느 정도 목표 달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GDP는 약 1만3000달러 전후로 추산되고 있다. 14억 명 인구의 대국이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대단하다고 할 수도 있으나 세계은행(WB)이 선진국 기준 데드라인으로 설정한 2만 달러에는 한참이나 못 미친다.

2035년에 양적인 면에서 만큼은 미국을 제치고 G1 경제대국이 되려는 야심의 중국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법도 하다. 23일 막을 내린 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20기 4중전회)에서 중등발달국가 수준의 1인당 GDP 달성을 목표로 설정한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폐막일 발표한 공보를 통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피력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공보에서 달성하고자 하는 1인당 GDP를 명확하게 설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중국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의 소식통들은 WB의 기준과 2024년의 실적을 참고, 대략 2만3000달러 전후로 추정하고 있다. 런민르바오(人民日報)를 비롯한 관영 언론은 이 수치가 현실로 나타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도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여러 정황으로 비춰볼 때 반드시 그렇다고 단언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중국의 잠재 성장률은 약 5% 전후로 평가되고 있다.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를 필두로 하는 경제 당국자들이 지난해와 올해의 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설정한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달성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러나 2035년에 1인당 GDP 2만3000 달러 목표 달성을 가능하게 해줄 평균치인 5% 전후의 성장률을 이후 10년 동안 계속 달성할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아니 경제 덩치가 계속 커질 것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다소 비관적이라고 단언해도 괜찮다.

더구나 현재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과 20%에 육박하는 청년 실업의 일상화, 돈맥경화로 불리는 이른바 첸황(錢荒·돈 가뭄) 현상 등이 심각하다. 여기에 멈출줄 모르는 부동산 가격 폭락, 거품이 터지기 직전인 자동차 산업의 현실까지 더할 경우 향후 10년 동안 5% 안팎의 연 평균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현실을 도외시한 무리한 기대에 가깝다. 2035년의 목표 달성은 확실히 쉽지 않다고 단언할 수 있다.

물론 중국 입장으로서는 앞으로 최고의 시나리오가 도래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대미 관세 및 무역전쟁 등이 잘 풀리면서 부정적 요인들이 하나둘 씩 제거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는 마냥 낙관적으로만 보면 곤란하다. 앞으로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2035년에 1인당 GDP를 선진국 문턱 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목표가 결코 쉽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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