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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모디 전격 합의... ‘러시아 원유 결별’ 조건 인도 관세 18%로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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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2. 03. 06:39

인도, 美 상호관세·징벌관세 '50% 벽' 해소
미·인도 무역 갈등 급반전
러 전쟁 자금 차단 압박 본격화… 인도 이탈로 러 원유 수출 흔들
5000억달러 규모 '바이 아메리칸' 약속...12년 수입치, 실현성 의문
트럼프 모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25년 2월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한 정상회담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일(현지시간)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이에 미국은 인도에 부과하던 상호관세를 25%에서 18%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같은 날 오전 모디 총리와 통화해 무역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며 모디 총리에 대한 우정과 존중을 바탕으로 그의 요청에 따라 즉시 발효되는 미·인도 무역 합의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 트럼프-모디, 통화로 전격 합의, 美의 인도 상호관세 25%→18%… 징벌적 관세 철회로 '50% 벽' 해소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모디 총리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고, 미국과 잠재적으로는 베네수엘라로부터 훨씬 더 많은 원유를 구매하기로 동의했다며 이는 매주 수천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두 정상이 통화하기 이전까지는 합의가 임박했는지 명확하지 않았다며 이번 합의가 전격적임을 시사했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관세 체계의 파격적 개편이다. 미국은 기존 25%의 상호관세에 더해,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부과했던 25%의 추가 징벌적 관세를 철회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백악관 관리를 인용해 "미국은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이유로 인도산 전 수입품에 부과했던 25%의 징벌적 관세를 철회했으며, 이는 25%의 상호관세에 추가로 부과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인도와 유럽 국가들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줄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구매 중단을 지속적으로 촉구해 왔다.

모디 푸틴 시진핑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중앙)가 2023년 7월 4일(현지시간) 화상으로 개최된 상하이(上海)협력기구(SCO) 정상회의를 주재하고 있다./EPA·연합
◇ 러시아산 원유 결별 요구,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차단 압박...바다에 쌓인 러 원유 1억4000만배럴

블룸버그가 전한 선박 추적 데이터 등을 종합하면, 인도의 이탈이 러시아 에너지 경제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구매처를 찾지 못한 러시아산 원유가 유조선에 실린 채 바다 위에 쌓인 물량이 약 1억4000만배럴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는 2025년 8월 이후 적체량이 가파르게 증가한 결과라고 전했다.

러시아 해상 원유 수출의 주간 총수입이 약 9억2000만달러 수준까지 상승했고, 일부 구간에서는 1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는 할인 거래와 운송 지연이 동반된 결과라는 점에서 지속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수출 물량 자체는 유지되고 있지만, 주요 수요처의 변화는 뚜렷하다. 러시아는 지난달 25일까지 4주 동안 하루 평균 318만배럴의 원유를 선적했는데, 인도의 수입량은 지난해 12월 21일 하루 144만배럴에서 지난달 25일 33만배럴로 77% 이상 급감했다.

◇ 인도, 5000억 달러 규모 '바이 아메리칸', 시장 완전 개방 약속

인도는 관세 인하의 대가로 미국산 제품에 대한 대규모 구매와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가 미국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제로(0)로 낮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모디 총리는 에너지·기술·농산물·석탄 등 분야에서 5000억달러 이상의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약속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울러 인도는 미국에 대한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제로(0)로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USA-TRUMP/TARIFFS-INDIA
화물 컨테이느들이 2015년 7월 15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의 자와할랄 네루 항만 공사(JNPT) 컨테이너 터미널 외부에 쌓여 있다./로이터·연합
◇ 인도 관련주·ETF 급등...외신 "합의 세부 사항 없고, 수치 실현성 의문"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합의가 전해진 후 인포시스·위프로·HDFC은행 등 미국 상장 주요 인도 기업 주가와 아이셰어즈 MSCI 인도 ETF가 일제히 급등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다만 주요 외신들은 합의의 실질 이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합의가 관세 긴장을 완화하고 양국의 밀착 관계를 공고히 한다고 평가하면서도, 발표 내용이 "세부 사항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극히 제한적인 정보만 제시됐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도 분석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회의적인 시각이 존재한다", "합의 문안이 없는 상황에서는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인도의 5000억달러 규모의 구매 약속에 대해 인도의 2024년 대(對)미 수입액이 415억달러에 불과했다는 점을 들어 "현실적으로 그 수준까지 확대되기는 어렵다"고 내다봤다.

이번 미·인도 합의는 △ 러시아산 에너지 결별 △ 관세 인하 △ 글로벌 교역 질서 재편이라는 세 가지 축이 맞물린 사건으로 평가된다. 인도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은 러시아의 전쟁 자금줄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동시에, 수개월간의 관세 갈등 이후 미·인도 전략적 파트너십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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