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전망치 웃돌아
국민은행, 신한·하나 제치고 1위 복귀
손해보험·자산운용도 그룹 실적 견인
증권·카드 역성장… 수익성 개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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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금융그룹은 달랐다. KB금융그룹은 지난해 양종희 회장 체제에서 처음으로 순익 5조 클럽에 가입했었는데, 올해는 3분기만에 작년 연간 순익을 넘어서며 경쟁사들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KB금융은 40%에 달하는 비은행 부문 순익 비중을 자랑한다. 은행-보험-증권-카드-캐피탈-자산운용 등 그룹 내 주요 자회사들이 각 영역에서 상위 클래스에 이름을 올리며 그룹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특히 맏형 KB국민은행은 경쟁은행을 제치고 다시 리딩뱅크로 올라섰다.
다만 은행과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을 제외한 다른 자회사들이 역성장을 기록한 만큼, 비은행 자회사 수익성 개선은 양 회장의 선결 과제가 될 전망이다.
KB금융은 30일 3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조686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가량 증가한 수치다. 당초 시장은 KB금융이 예년보다 소폭 줄어든 1조5000억원대 순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이자수익 창출에 더해 비은행·비이자 수익성 확대 전략이 효과를 나타내면서 시장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5조1217억원이었는데, 3분기만에 지난해 연간 순익(5조782억원)을 뛰어넘은 셈이다. KB금융이 4분기 시장 예상치의 순익을 거둔다면 올해 순익 규모는 5조80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이 경쟁사보다 높은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는 비은행 자회사의 수익성 때문이다. 나상록 KB금융 상무(CFO)는 "다변화된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균형감 있는 이익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예년과 유사한 9조7049억원을 기록했다. 금리인하와 가계대출 제약 속에서도 핵심예금 증대와 적정 여신성장 노력으로 순이자마진(NIM) 하락을 방어할 수 있었다. 순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5% 늘어난 2조9524억원을 나타냈다. 주식시장 거래대금 확대와 방카슈랑스 판매 호조 등의 영향이다.
또 한국 경제의 흐름이 부동산에서 자본시장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만큼 KB금융 역시 전략적으로 자본시장과 실물투자 영역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펀드판매와 채권발행(DCM)과 기업공개(IPO), 스타트업 육성,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 자산운용 등의 영역에서 시장 우위를 선점해 가고 있다.
자회사별로 보면 희비가 나뉜다. 그룹의 맏형 국민은행은 3분기 1조1769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8%가량 증가한 수치다. 3분기 누적 기준 순익은 3조3645억원인데, 경쟁사인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을 따돌리고 리딩뱅크에 올라섰다.
비은행 자회사 중 그룹 실적 기여도가 가장 큰 KB손해보험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3.7% 늘어난 2088억원의 순익을 냈다. 3분기 누적 순익은 7669억원 규모다.
반면 주요 자회사 중 KB증권과 국민카드, KB캐피탈은 역성장했다. KB증권은 지난해 대비 9.2% 줄어든 4967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는데 증시 호황으로 경쟁사들이 호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역성장이라 아쉬움이 크다. 이에 대해 KB증권은 부동산 PF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과 국고채 금리 상승으로 채권운용 수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와 내수 부진 등 업황 악화 여파를 극복하지 못했다. 3분기 누적 기준 2806억원의 순익을 거뒀지만, 24.2%나 줄어든 수치다. KB라이프는 2.3% 줄어든 2548억원의 누적 순익을 나타냈다. 예실차 손익 감소와 손실계약 확대로 보험영업손익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KB캐피탈도 0.6%가량 줄어든 1945억원의 3분기 누적 순익을 기록했지만,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다. KB캐피탈 측은 "어려운 시장환경으로 대손충당금이 늘면서 순익이 소폭 감소했으나 자본효율성 중심 포트폴리오 운영에 따른 비이자이익 확대로 총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금융은 자본력을 바탕으로 높은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주주환원 기반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3분기 말 기준 13.83%로 4대 금융그룹 중 가장 우수하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날 전년 동기 대비 135원 늘어난 주당 930원 배당을 결정했다. 총 배당액은 3357억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