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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피하자”…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3년 4개월 만에 100% 웃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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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02. 10:25

10월 평균 102.3%…토지거래허가 안받는 경매로 매수 몰려
광진·성동 아파트 감정가 130%↑…분당·안양 등도 고가낙찰
경매법정
시민들이 경매법정으로 향하고 있다./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3년 4개월 만에 100%를 웃돌면서다. 최근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이른바 '3중 규제(토지거래허가구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로 묶이면서, 전세를 낀 '갭투자'가 가능한 경매 시장으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법원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가율은 102.3%였다. 2022년 6월(110.0%) 이후 3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를 넘어선 것이다.

감정가가 시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토허제 시행이 경매 시장으로 투자 수요를 이동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달 20일부터 강남 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서울 전역이 토허구역으로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한 경매가 대체 투자 창구로 부상한 셈이다.

토허구역에 묶인 지역에서 경매로 낙찰받은 주택은 관청의 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고, 2년 실거주 의무도 적용되지 않는다. 주택담보대출만 받지 않으면 곧바로 전세를 놓을 수도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상위 10건 중 6건이 10월 20일 이후에 낙찰됐다. 특히 한강벨트 핵심 지역인 광진·성동구에서는 낙찰가율이 130%를 넘는 단지들이 존재했따.

광진구 광장동 청구아파트 전용면적 60㎡형은 감정가 10억1000만원에 첫 경매가 진행돼 27명이 경쟁한 끝에 14억1123만원(낙찰가율 139.73%)에 낙찰됐다. 같은 날 진행된 자양동 현대6차 전용 60㎡형 역시 19명이 응찰해 감정가 9억6000만원의 130.8%인 12억5897만7000원에 주인을 찾았다. 성동구 금호동3가 한신휴플러스 전용 60㎡형도 2회차 경매에 39명이 몰려 감정가 대비 130.85%인 12억1300만원에 낙찰됐다.

경기지역 12곳(과천시, 광명시, 성남시 분당구·수정구·중원구, 수원시 영통구·장안구·팔달구, 안양시 동안구, 용인시 수지구, 의왕시, 하남시)에서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들 지역의 10월 평균 낙찰가율은 97.9%로, 전월(94.4%) 대비 상승했다. 경기 전체 평균(87.3%)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특히 성남시 분당구(105.6%), 하남시(102.9%), 안양시 동안구(102.3%) 등은 100%를 웃돌았다. 지난달 20일 경매에 부쳐진 성남시 분당구 봇들마을 아파트전용 84.7㎡형은감정가 15억8000만원에 9명이 경쟁해 18억5999만9999원(낙찰가율 117.2%)에 집주인을 찾았다.

토허구역 내 경매 아파트는 거래허가 및 실거주 의무가 없다는 점에서 당분간 인기 지역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향후 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설 경우 경매 시장의 과열세도 점차 진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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