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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서울 서초서 ‘로또 분양’ 쏟아져…“현금 최대 20억원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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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준 기자

승인 : 2025. 11. 03. 14:54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필두로 총 4개 단지 분양 전망
전용 59㎡형 기준 십수억원 시세차익 기대
정부의 10·15 대책 여파로 잔금대출 한도 순차 축소
"자산가 수요 몰리며 무난한 흥행 예상"
분양
연말까지 서울 서초구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적게는 십수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안팎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만한 이른바 '로또 분양' 단지가 잇따라 공급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DL이앤씨, GS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건설사들이 분양 일정을 확정했거나 조율 중이다. 다만 정부가 수도권 집값 과열을 잠재우기 위해 내놓은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따라 잔금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되면서, 최대 20억원대에 달하는 현금이 필요하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3일 아파트 분양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서초구에서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 △아크로 드 서초 △방배포레스트 자이 △오티에르 반포 등 네 개 단지가 공급될 예정이다.

이 중 청약 일정을 가장 먼저 확정한 단지는 '반포 래미안 트리니원'이다. 지난달 31일 모집공고를 냈으며, 오는 10일부터 13일까지 특별공급 및 1·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17개동, 총 2091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이 중 전용 59~84㎡형 50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초역세권 입지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분양가는 3.3㎡당 8484만원으로 책정됐으며, 주력 평형인 전용 59㎡형의 최고가는 21억3100만원이다. 인근 동일 평형 매매 시세가 30억원대 중반인 점을 고려하면 십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인근의 '아크로 드 서초' 아파트도 이달 중 모집공고를 내고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이 단지는 지하 4층~지상 39층, 16개동 규모로, 전용 59~170㎡형 총 1161가구로 구성된다. 이 중 전용 59㎡형 56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과 신분당선이 지나는 강남역까지 직선거리 약 600m에 불과한 입지로, 교통 접근성이 뛰어나다. 조합은 3.3㎡당 7814만원의 분양가를 잠정 책정했으며, 전용 59㎡형 분양가는 20억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인근 시세 대비 약 10억원 낮은 수준이다.

같은 서초구 내에서 '방배포레스트 자이', '오티에르 반포'도 연내 분양을 목표로 막바지 일정을 조율 중이다. 아직 3.3㎡당 분양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에 따르면 7000만원 후반~8000만원 중반대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역시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로, 인근 실거래가 대비 십수억원에서 많게는 20억원 안팎 저렴한 가격에 공급될 전망이다.

다만 서초구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들은 '현금 부자들의 잔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10·15 대책에 따라 고가주택 잔금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됐기 때문이다. 새 기준에 따르면 15억원 초과~25억원 이하 주택은 대출 한도가 4억원, 25억원 초과 시에는 2억원으로 제한된다. 즉 분양가가 20억~25억원대에 형성되는 중대형 평형의 경우 실수요자라 해도 20억원 안팎의 현금을 보유해야 청약이 가능하다. 시세차익 기대가 크지만, 자금조달 부담 역시 상당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선 청약 흥행을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8월 분양한 '잠실 르엘'이 110가구 모집에 6만9476건의 1순위 청약이 몰리며 흥행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최대 6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10억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 청약자가 대거 몰렸다.

서초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이번에 잔금대출 한도가 추가로 축소됐다고는 하나, 6·27 대출 규제 당시와 비교하면 최대 4억원 정도 감소한 셈"이라며 "청약자가 일부 감소할 수는 있겠지만, 자산가들 입장에선 시장 전체 판도를 흔들 만한 정책 변화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는 오히려 자산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특히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강남권 아파트의 경우, 십수억원의 현금을 마련해서라도 청약을 시도하려는 잠재 수요가 여전히 넘쳐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전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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